V리그 첫 재심요청 성공시킨 최태웅 감독

입력 2015-11-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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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스포츠동아DB

“에이스 판정 때 비디오판독 요청”
‘경기지연’ 옐로카드 철회 이끌어


평소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사진)이 V리그에 첫 번째 재심요청 성공이라는 새 기록을 남겼다.

최 감독은 2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 3세트 도중 강한 목소리로 감독관석에 어필했다. 7-10으로 뒤진 가운데 나온 OK저축은행 김정훈의 서브 에이스 판정 뒤였다. 김정훈의 서브가 라인을 넘었다고 생각했던 최 감독은 아웃 제스처를 취한 뒤 인 판정을 받자, 즉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주심의 판정은 유효했다.

스코어는 7-11로 됐다. 이어 주심은 최 감독에게 경기지연을 이유로 옐로카드를 줬다. 최 감독은 주장 문성민을 통해 옐로카드의 이유를 들어본 뒤 감독관석으로 행했다. 최 감독은 “판정이 나오자마자 즉시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는데 왜 옐로카드냐”며 즉시 재심요청을 했다.

재심요청은 V리그가 실행하고 있는 로컬룰이다. 규칙이나 규정, 포지션 폴트, 기록원의 기록 혹은 전광판의 표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팀 감독이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감독관은 이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면 받아줘야 한다. 그동안 V리그에서 몇 차례 감독의 재심요청이 나왔지만 대부분 기각됐다. 받아들여진 적은 없었다.

주심은 최 감독의 재심요청이 나오자 심판석에서 내려와 감독관석으로 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어창선 경기감독관과 최정순 심판감독관은 양측의 의견을 들어본 뒤 결정을 내렸다. 재심요청을 받아들여 옐로카드를 철회했다. 어 감독관은 “현대캐피탈에 내려진 옐로카드는 정당한 행위로 받아들여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이 감독관석에 “재심요청에 의해 옐로카드가 취소될 수 있느냐”며 어필했다. 최 감독이 이 행위에 대해 또 어필하자 주심이 레드카드를 꺼내려다 멈춰 더 이상의 사고 없이 넘어갔다.

에이스 판정 이후 재심요청 결정이 날 때까지 약 5분간 경기가 중단됐다. 그 후 분위기를 반전시킨 현대캐피탈은 3세트도 잡아내며 OK저축은행에 올 시즌 첫 홈경기 패배와 0-3 패배, 첫 연패의 아픔을 동시에 안겼다. 이날 주심과 부심은 10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부 우리카드-현대캐피탈전에 나온 현대캐피탈의 5명 선수출장 해프닝 때도 경기를 진행한 바 있다.

안산 |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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