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환 조복래 이채은 정해인(맨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신 PD는 ‘응답하라 1997’을 통해 가수 정은지와 서인국을 배우로 발돋움하게 만들었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고아라, 정우, 유연석 등을 재발견하기도 했다.
이번 ‘응팔’에서도 마찬가지. 류준열을 비롯해 고경표, 류혜영, 안재홍, 이동휘, 박보검, 혜리 그리고 김선영 등 배우진 모두가 반짝 주목받고 있다. 이들 모두 하루가 멀다 하고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평가와 누리꾼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앞서 신 PD는 캐스팅과 관련해 “무명 혹은 A급 스타를 고집하는 건 전혀 없다”며 “두 가지면 된다. 첫째는 우리가 만든 캐릭터에 적합해야 하고 둘째는 연기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인기와 관계없이 캐스팅에 있어서 연기력과 싱크로율이 최우선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신선한 마스크에 연기력도 되고 잠재력도 충분한 스타가 될 것 같은 배우들을 모아봤다. 신 PD님, 다음 ‘응답’ 시리즈에 이 배우는 어떤가요?
● 신주환, 코믹 연기에 연출 능력자…안 되는 게 없다
얼핏 보면 류준열과 닮은 듯 하지만 그만이 가진 매력이 충분하다. 신주환은 지난해 영화 ‘패션왕’에서 우기명(주원)의 친구 창주 역을 소화했다. 당시 그는 충격적인 ‘화떡(화장 떡칠)’ 분장으로 원작 웹툰과 200%의 싱크로율을 선보였다. 거침없이 망가지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드라마 ‘프로듀사’ 속 ‘1박2일’ 조연출 형근 역으로 브라운관에 눈도장을 찍은 신주환. 그는 장안의 화제인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 캐스팅돼 또 다른 연기 변신을 예고하고 있다.
‘응팔’의 류혜영과 고경표의 학교 선배이기도 한 신주환은 연출 방면으로도 다재다능하다. 영화 ‘헤모필리아’ ‘증상’ 등을 연출했으며 주연 및 연출한 ‘섹스킹’으로 제8회 파리한국영화제에서 FlyAsiana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6월에는 웹드라마 ‘프린스의 왕자’를 연출하기도 했다.
● 요즘 조복래가 뜨고 있다고 전해라
조복래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졌고 뮤지컬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 그의 매력 포인트는 신선한 마스크와 풍부한 목소리.
‘차이나타운’ ‘쎄시봉’ ‘소수의견’ ‘탐정: 더 비기닝’ ‘극적인 하룻밤’ 등 올해 출연 영화만 5편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작품에서 조복래를 찾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쎄시봉’에서는 송창식이 됐다가 ‘탐정: 더 비기닝’에서는 비밀이 많은 전과범으로 변신하고 ‘원나잇 온리’에서는 성 소수자를 연기하기도 했다. 조복래는 어떤 캐릭터든 동일 인물임을 못 알아볼 정도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분량과 관계없이 신 스틸러의 몫을 온전히 해냈다.
12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극적인 하룻밤’에서도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맡았다. 말은 카사노바지만 실상은 모태솔로인 덕래 역을 통해 정수영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조복래는 25일 진행된 영화 기자간담회에서 “정수영은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더라. 내 이상형인가 보다”라고 급고백하더니 “고백하는 것은 아니다. 누나는 임자가 있으니까” 라고 발언해 웃음을 자아냈다. 너스레 기능이 기본으로 탑재된 배우다.
● 정해인, ‘꽃미남’ 배우가 빠지면 섭하지
‘응팔’의 박보검 같은 느낌이랄까. 훈훈한 비주얼에 연기까지 잘하니 금상첨화다. 정해인은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했으며 영화 ‘장수상회’ ‘훈련소 가는 길’에 출연했다. tvN과는 드라마 드라마 ‘삼총사’로 인연이 있다. 비운의 드라마 ‘블러드’에서는 남녀 주인공보다 안정적인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해인은 욕심 내지 않고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최근 그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의 새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에 합류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액션 영화 ‘포졸’에서는 당당하게 주연의 롤을 맡았다. ‘스타 배우’의 요소를 두루 지닌 그가 뜨는 건 시간 문제라고 하면 과장이려나.
● 이채은,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랍니다
드라마 ‘프로듀사’나 영화 ‘오피스’를 본 사람들은 이채은을 기억할 것이다. 그를 SNS상에서 인기 있는 웹드라마 ‘오구실’에서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실제 막내작가와 회사원을 캐스팅한 듯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 화제가 됐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주연 단역 가리지 않고 활동해온 이채은. 벌써 데뷔 10년 차 배우다.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고 불리는 그가 출연한 독립 영화만 60여 편이다.
물론 시청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 있다. 출연 드라마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로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그러나 이채은은 ‘응답’ 같은 ‘한방’의 기회를 맞으면 분명 ‘포텐셜’을 터뜨릴 능력을 가진 배우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