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매치] 나영석 ‘여행 예능의 마술사’ vs 신원호 ‘복고 드라마의 마법사’

입력 2015-12-03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나영석 PD가 만든 여행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위쪽)와 신원호 PD가 연출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은 높은 시청률에 그치지 않고 대중문화의 유행 흐름까지 바꿔놓았다. 두 프로그램은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다. 사진제공|CJ E&M

■ ‘꽃보다…’ 나영석 vs ‘응답하라’ 신원호


KBS 27기 공채 PD 출신·CJ E&M행 닮은꼴
나영석 PD, 여행 소재 프로그램 연출 독보적
신원호 PD, ‘응답하라’시리즈로 시청률 킬러


우열을 가리기가 참으로 어렵다.

CJ E&M 나영석(39) PD와 신원호(40) PD는 톱스타 못지않게 자신의 이름 세 글자로 대중의 관심을 모으며 대중문화의 흐름까지 바꿔놓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손을 거치면 ‘일단 절반은 성공’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아직까지는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두 사람의 ‘배신’은 없었다.

신원호 PD는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로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나영석 PD는 최근 tvN ‘삼시세끼-어촌편’ 시즌2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안겼다. 뒤이어 내년 1월 ‘꽃보다 청춘’ 시즌3로 출격한다. 최근 가장 집중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두 연출자는 친구이자 입사동기. 그만큼 닮았지만 또 각각 다른 모습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뿌리는 같다!

두 사람은 2001년 KBS 27기 공채 PD로 함께 입사해 예능국 조연출 생활을 보냈다. 이후 이명한 등 선배 PD들의 틈새에서 연출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후 나영석 PD는 2TV ‘1박2일’, 신원호 PD는 2TV ‘남자의 자격’ 등을 거치며 예능프로그램 연출자로서 재능을 키웠다.

2011년 신 PD가 CJ E&M으로 이적하면서 이들의 방향은 엇갈리는 듯했다. 하지만 2년 뒤 나 PD도 동기를 뒤따랐다.

이처럼 두 사람의 ‘인생 1막’은 비슷한 길이었다.


● 가지는 다르다!

CJ행은 결국 자신들의 최고의 히트작을 낳는 계기가 됐다.

KBS에서 2TV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참여한 경험으로 신원호 PD는 드라마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2012년 ‘응답하라 1997’을 만들었다. 시간을 15년 전으로 되돌려놓은 복고풍의 분위기는 아련한 추억과 감성을 안기며 ‘응답하라 1994’(2013)와 현재 방송 중인 ‘응답하라 1988’까지 연이어 성공시키며 두터운 시청층을 확보했다. 드라마 전문 연출자 출신이 아닌 그는 한 장면 한 장면에 굉장한 공을 들이기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촬영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드라마에 대한 애정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나영석 PD는 ‘1박2일’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행 소재의 프로그램 연출자로는 최고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CJ 이적 후 첫 작품인 2013년 ‘꽃보다 할배’의 성공에 ‘역시 나영석’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까지 시리즈로 정착시켰으며, ‘삼시세끼’는 ‘1박2일’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신선함을 줬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인생 2막’을 열고 있는 셈이다.


● 경쟁도 하지만, 도울 땐 돕고!

나영석 PD는 자신이 가장 자신 있고, 잘 하는 여행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신원호 PD는 드라마 연출자로서 고군분투하며 커리어를 쌓고 있다.

연출력과 캐스팅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하는 두 사람 가운데 시청률면에서는 신 PD가 알토란 같은 성적을 거뒀다. ‘응답하라 1997’은 1%로 시작해 7%로 끝났고, ‘응답하라 1994’는 11.9%로 케이블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수치는 ‘응답하라 1988’이 12.2%로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렇다고 나 PD가 크게 뒤지는 것도 아니다. 그가 연출 중인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시리즈는 평균 8%대를 유지하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우정을 나눠온 만큼 서로를 도울 때는 확실히 돕고 조언도 구한다. 나 PD의 ‘꽃보다 청춘’ 시즌2에는 ‘응답하라 1994’에서 활약한 유연석과 손호준, 바로가 출연했고, ‘꽃보다 청춘’ 시즌3에는 ‘응답하라 1994’의 정우가 참여하기도 했다.

이제 서로 다른 무대이지만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개척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