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무 “군대예능 못지않게 우울하다” [문제적남자 6인6답]

입력 2015-12-10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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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 “군대예능 못지않게 우울하다” [문제적남자 6인6답]

방송인 전현무가 tvN ‘뇌섹시대-문제적남자’를 ‘놓칠 수 없는 예능’으로 꼽아 눈길을 끈다.

공간 지각과 언어,추리, 수리능력 등을 요구하는 고난도 문제들을 풀어야하는 ‘뇌섹시대-문제적남자’는 회당 평균 녹화시간이 6~7시간에 달하는 만큼, ‘다작왕’ 전현무에게는 일정상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하지만 전현무는 “출연하는 프로그램 중에 대중들에게가장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예능이기 때문에 놓칠 수가 없어요”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녹화를 갓 마친 전현무는 지친 표정 속에서도 “방송을 많이 할수록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제 의무인데, ’전현무가 까불고 깐족대는 것만이 아니라, 머리에 좀 든 게 있구나’ 하는 이미지를 알려준, 저한테는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어설프지만 ‘뇌섹남’, ‘혀섹남’ 이미지도 만들어 줬잖아요”라며 웃어보였다.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맏형, 전현무에 이어 대기실로 모여든 뇌섹남들은 옹기종기 앉아 김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며 9개월 간 동고동락한 소감과 솔직담백한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다음은 6인 6답이다.


● 최근 공개된 국내예능 최초 '밀실특집'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들었는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하석진: 제작진이 신경을 정말 많이 써줬구나 생각했어요. <뇌섹시대-문제적남자> 뇌풀기 문제에 종종 인용된 영화 '페르마의 밀실'의 실제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어요. 제작진이 정말 실감나게 수갑 채우고 묶어서, 게임을 즐기는 척을 한 게 아니라 진짜 즐겼어요.

이장원: 설정이 아니라 진짜로 갇혔거든요. 진짜로 무서웠어요. 방을 굉장히 잘 꾸몄어요. 스토리라인도 탄탄하고.

김지석: 아예 다른 세트에서 녹화를 했으니까, 제작비도 많이 들었을 거고. 3명씩 나뉘어 각각 다른 밀실에서 벌어지는 스토리를 토대로 했는데, 그 안에 준비된 장치들이 어마어마했어요. 무작위로 순서도 없이 많은 단서들과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으로 갈 수 있는 재미가 있었죠.

전현무: 방송적으로 정말 재밌었어요. 문제를 풀면서 우리끼리 애드리브도 나오고, 재미와 긴장감, 무서움도 있으면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 프로그램의 본래 성격도 놓치지 않은, 정보와 재미 둘 다 잡은 특집이었어요. 제작진 여건만 된다면 자주 했으면 좋겠는. 예능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시도였던 거 같아요. 힌트 주고 시간 지나면 풀어주는 게 아니니까,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무서워 한 거에요. '최초의 밀실 예능'으로 파급 효과가 굉장히 클 것 같아요. 장르로서도 경쟁력 있다고 봐요.

박경: 취소할 수 없는 스케줄 때문에 미국에 다녀와서 참여를 못했기 때문에, 다음에 꼭 같이 하고 싶어요. 형들이 그 회차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타일러: 참여 못해서 많이 아쉬워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상상은 되는데, 어떻게 풀어 나가는지는 방송으로 한 번 봐야할 것 같아요.


● 평소 지인들에게 ‘뇌섹시대-문제적남자’ 시청을 추천하시나요?

전현무: 굳이 추천하지 않는데도 다들 보세요. 아침에 라디오 생방송하고 밥 먹으로 꼭 순대국밥집을 가는데, 그 집 아주머니가 매주 꼭 챙겨보세요. 처음 1등 했을 때, 제일 먼저 축하해준 분도 아주머니였다니까요. 심지어 우리 방송 편성시간 바뀐 것도 제일 먼저 아셨더라고요. 50대 아주머니인데, 전혀 안 보실 것 같은 연령대인데 보셔서 놀라워요.

이장원: 또래 친구들이 많이 봐 줘요. 방송 시간 되면 연습장 펴놓고 본다고 하더라고요. 다 카이스트 친구들이에요. 방송 끝나면 "야, 쉬운 건데 왜 이렇게 못 하냐" 이런 피드백이 와요. 현무 형 말대로 식당 다니면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주세요. 대전 어디께 소머리국밥 먹으러 갔다가 "장원이, 뭐 하는진 하나도 몰라, 근데 맨날 봐~"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타일러: 미국에는 유사한 포맷의 예능이 전혀 없어요. 퀴즈 개념은 있지만, ‘뇌섹시대-문제적남자’는 퀴즈 개념은 확실히 아니기 때문에, 미국 가족이나 친구들한테 이 방송을 설명하기가 어려운 면이 있어요. 잘 이해를 못하더라고요.

박경: 블락비 멤버들이 모니터링을 많이 해줘요. 무엇보다 인지도가 상승한 걸 굉장히 많이 체감하고 있어요. 최근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뵐 자리가 있었는데, 대사관 등 한국 관계자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보통 한국분들은 지코랑 사진찍자고 하시는데, 이번에는 "뇌섹남 아니냐"며 사진 찍자고 많이 하시고, 결혼식 가도 연세 있으신 분들이 뇌섹남이라고 저를 더 알아보시더라고요.

전현무: 솔직히 말 해~. 지코보다 인지도 올라가서 기쁘다고.

박경: 통쾌하다고 해주세요. 헤헤.


● 전현무 씨는 다작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뇌섹시대-문제적남자>가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전현무: 제가 하는 프로그램 중에 가장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예능이에요. 대본도 없고, 어떤 문제가 나올지, 녹화를 언제까지 할지도 모르는 완전 리얼이거든요. 어설프지만 '뇌섹남', '혀섹남' 이미지 만들어 준 것도 이 프로그램이고요. '전현무가 까불고 깐족대는 것만이 아니라, 머리에 좀 든게 있구나'하는 이미지를 알려 준, 저한테는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에요. 방송을 많이 할수록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게 제 의무인데, 가장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이기 때문에, 놓칠 수가 없는 거죠 이거는.



● 전현무 씨 휴가 때, 뇌섹남들이 라디오 방송도 대신 해 줬다고 들었는데요?

전현무: 2년 2개월만에 처음 휴가를 간 건데, 배우 특집으로 설정을 잡았어요. 다들 바빠서 부탁하기 미안했어요. 특히 석진이는 이용을 너무 많이 했고, 지석이한테 부탁했더니 흔쾌히 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월~금 닷새 중에 지석이가 화요일에 방송했는데, 반응이 제일 좋았어요. 제작진 만족도도 가장 높았고요. 제작진이 아예 기대가 없었더라고요. 말도 잘 하고, 재치 있고, 그런 능력이 있는지 몰랐다고 하데요. 지석이가 아침잠 깨워주는 코너에는 석진이랑 전화연결하고, 장원이 곡을 신청곡으로 고르고… 우리 식구들끼리 했죠.

사실은 처음에 뇌섹남 시작할 때, 과연 우리가 친해질 수 있을까 싶었어요. 워낙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프로그램 성격도 연합 플레이가 아니라 개인별 경쟁이고. 그런데 몇 달 지나니까 든든하고, 만나면 반갑더군요. 사적으로 보고싶은 멤버들은 많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됐어요. 하나의 '브라더후드(brotherhood)'가 형성된 느낌이에요.

이장원: 다, 형이, 잘, 이끌어주셔서, 그렇죠.(더듬)

전현무: 그건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어!(웃음) 가끔 자리 만들려고 해요. 얼마 전에 이 멤버들이랑 송년회 한 번 했는데 괜찮더라고요.


● 하석진 씨는 최근 인터뷰에서 김지석 씨가 '진짜 뇌섹남'인 것 같다고 하셨던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하석진: 지석 씨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용하는 거죠.(웃음) 저나 타일러, 경이나 장원 씨는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안에 지석 씨랑 현무 형은 어떻게든 방송에서 빛나려고 해요. '뭐하러 고생을 해'하고 지름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인 거죠. 우리는 길 내려고 터널 파는 동안.

김지석: 초반에는 모르는 문제를 보면 굉장히 당황스럽고 창피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를 모르면 차라리 예능적인 부분을 부각시키자 했죠. 그러다가 또 시간이 지나니까, 얹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모르는 문제도 풀어보고 알아보려고 하니까, 시청자 분들이 재밌어하시더라고요. 몰라도 풀어보려고요.



● 박경 씨는 다른 분들에게 견제를 많이 받는 것 같던데요?

전현무: 박경을 위한 거에요. 처음엔 랩몬스터랑 비교했지만, 이제는 그를 압도해요. 자극을 주려고 했던 거죠.

하석진: 자극을 너무 줬어요. 연료를 너무 넣었나봐요.

김지석: 경이한테 "어떻게 문제를 그리 잘 풀어? 나도 알려 줘" 했더니, 방송을 위해 리서치도 하고 문제도 많이 풀어본다고 하더라고요. 온라인에 뇌가 좋아지는 문제, 영재 수학문제 검색해서 방송 쉴 때 풀어본다고.

이장원: 대박! 예습하니? 상도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 안했는데~!

전현무: 근데 박경 없으면 녹화가 안 끝나. 종일 풀어야 될 거야.


● 이장원 씨 예능감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다른 예능도 출연할 생각 있으신가요?

이장원: 아직 모르겠어요. 스스로 음악을 하는 제 모습을 보길 원하기 때문에, 그래서 <뇌섹시대-문제적남자>에도 굉장히 조심스럽게 합류했고요. 방송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데까지 8개월 정도 걸렸어요. 예능감 좋아졌다고 평가해주시는 건 긴장감이 풀린 게 큰 요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새로운 도전을 해서 반응도 좋고, 부모님도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기뻐요. 다른 기회가 있다면 얼마든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전현무: 제가 아는 사람중에 한 해 동안 가장 빨리 예능감이 늘어난 사람은 장원이에요. 1회 녹화 때는 거의 입간판 같은 애였어요. 요즘엔 툭툭 던지는 농담이 은근히 웃겨요.


● '배우라인' 하석진-김지석 씨는 오답을 말하거나, 문제를 풀 때 요상한 표정 때문에 주변에서 걱정하진 않는지 궁금합니다.

김지석: 예능을 해서가 아니라, 이미지가 소진된다는 것 때문인데, 반대로 좋게 생각하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요.

하석진: 예능이나 코메디 못하는 사람이 억지로 웃기려하는 예능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는대로 방송이 만들어지는 거니까, '저 배우가 일상엔 저런 모습이구나' 하고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춤 추는 예능처럼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으니까요. 10문제 중 하나라도 맞히면 '저걸 풀어내다니 대단한데!' 싶잖아요. 근데 혹시 모르죠, 시청률 떨어지면 PD님이 이상한 거 시킬지도.


● 제작진에게 요청하고 싶은 게 있다면?

김지석: 단연 여자 게스트죠! 왜 십분 활용을 안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아이디어를 매번 드리는데.

이장원: 벚꽃 필 때 특집 한 번 갑시다!

하석진: 새학기 특집 어때요? 아님 왕중왕전.

이장원: 양수리 빠지특집 어때?

김지석: 진짜 재미있는 건, 여자 게스트가 나오면 다 달라져요. 승부근성인지, 남성성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전현무: 군대예능 못지않게 우울한 프로그램이에요. 남자끼리 모여서 문제 푸는 게, 유격 훈련만큼 우울한 일이거든.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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