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타팀 반발 뚫고 컴백한 전랜 포웰…여동생 잃은 슬픔 삼키며 뛴 로드

입력 2015-12-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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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로드. 사진제공|KBL

■ 주말 화제의 용병들

프로스포츠에서 경기 승패만으로는 팬들에게 흥미와 감동을 안길 수 없다. ‘스토리’가 있어야 재미도 감동도 두 배다. 지난주 프로농구 무대에서는 외국인선수들과 관련된 스토리가 동반되면서 팬들의 흥미를 높이는 동시에 잔잔한 감동까지 안겨줬다.


● 포웰 컴백, 전자랜드 ‘기적이여 다시 한번’


전자랜드와 KCC는 11일 허버트 힐(31·전자랜드→KCC)과 리카르도 포웰(32·KCC→전자랜드)을 맞바꾸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매년 발생하는 여느 외국인선수 트레이드와는 또 달랐다. ‘포웰의 전자랜드 복귀’라는 스토리기 있었기 때문이다. 포웰은 지난 시즌까지 전자랜드에서만 4시즌(2008∼2009, 2012∼2013, 2013∼2014, 2014∼2015)을 소화했다. 특히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는 엄청난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면서 전자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가 됐다.

전자랜드 유도훈(48) 감독은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포웰을 외면했지만, 침체에 빠진 팀을 구해내기 위해 다시 포웰 영입에 나섰다.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전자랜드와 KCC는 10일 트레이드를 성사시켰지만 타 팀들이 반발했다. 포웰은 KCC의 2라운드 지명선수였으며, 힐은 전자랜드의 1라운드 지명선수 안드레 스미스의 대체선수였기 때문이다. KBL은 올 시즌부터 1라운드 지명선수와 2라운드 지명선수의 트레이드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KBL은 ‘대체선수의 월봉은 2만달러다. 1라운드 선수를 대체했지만 2라운드 지명선수와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월3만달러를 받는 1라운드 지명선수를 2명 보유하거나 장신선수를 2명 보유해서는 안된다’는 유권해석으로 전자랜드의 손을 들어줬다. 하위권에 쳐진 전자랜드는 포웰 영입을 통해 지난 시즌 PO와 같은 반전을 이뤄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 가족 잃은 슬픔 겪은 로드

지난 12일 안양에서는 찰스 로드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져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로드는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미국에서 여동생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갑작스러운 비보를 들은 그는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눈물을 펑펑 쏟았다. KGC선수들은 동료인 로드의 슬픔을 나누기 위해 유니폼에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고 경기를 치렀다. 코칭스태프와 구단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팀은 연장 접전 끝에 93-96으로 패했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마음을 다잡고 코트에 나선 로드는 14점·18리바운드로 활약해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다. KGC는 한창 순위 경쟁을 벌이는 중이지만 김승기(43) 감독대행은 “면담을 통해 본인이 미국에 가고 싶다고 하면 보내줄 생각이다. 가족을 잃었는데 보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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