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두환아, 보고싶다”

입력 2015-12-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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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결혼하는 KIA 양현종(왼쪽)은 2012년 12월 세상을 떠난 친구 이두환을 기리는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에 참석하기 위해 신혼여행을 미루는 우정을 발휘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두산 베어스

■ 세상 떠난 친구 위해 허니문 늦춘 ‘양현종의 우정’

20일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 행사
결혼식 다음날 김광현 등과 행사 참석
일일호프 수익금 암 환우 치료비 사용


KIA 좌완투수 양현종(27)은 8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을 위해 하루 일찍 광주에서 서울로 향했다. 그런데 서울에 가까워졌는데 도심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경기도 고양 부근으로 방향을 바꿨다. 양현종의 목적지는 벽제에 위치한 납골당이었다. 이곳에서 고이 잠들어 있는 고(故) 이두환을 일부러 찾아간 것이었다. 양현종을 잘 아는 지인은 “(양)현종이가 서울에 갈 일이 있으면 자주 (이)두환이를 찾아간다”고 귀띔했다. 양현종의 모자에 적힌 ‘DH’가 이두환의 이니셜인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친구 이두환 위해 신혼여행까지 늦춘 양현종의 우정

이두환은 양현종, 김광현(27·SK) 등과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였다. 두산에 입단했는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011년 11월 KIA로 이적했다. 이때 가장 반겼던 선수가 양현종이었다. 그러나 이두환은 이적 직후 ‘뼈암’으로 불리는 대퇴골두육종 판정을 받았고, 다리까지 절단하는 투병 끝에 2012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친구의 꿈이 좌절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양현종, 김광현 등 동기들은 그 아픔을 2013년 겨울부터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를 여는 것으로 치유하고자 했다. 결코 이두환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 담겨져 있음은 물론이다. 3회째인 올해는 20일 오후 5시 서울 중구의 ‘주전자’라는 가게에서 열린다. 수익금은 암 환우를 위한 치료비로 쓰인다.

양현종은 19일 신부 라헬 씨(26)와 광주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바로 신혼여행을 가는 대신, 20일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에 참석한다. KIA 관계자는 “신혼여행은 행사를 끝내고, 다음날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좋은 영향력 주는 김광현과 양현종


스타는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매력을 지닌 존재다. 팬들은 스타에게 관심을 갖는 차원을 넘어 스타가 원하는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스타들은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가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 등이 잊지 않은 덕분에 이두환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을 수 있었다. 김광현은 “사람들이 너무 안 올까봐 걱정된다.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일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를 찾는 팬들은 김광현, 양현종, 김선빈(상무), 이재곤(롯데) 등의 서빙과 이벤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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