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 잡아도 안 잡아도 걱정

입력 2015-12-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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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마지막 빅 카드 오재원이 18일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훈련소에서 퇴소한다. 원 소속구단 두산의 모기업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영난이 겹치면서 오재원을 둘러싼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스포츠동아DB

■ 두산인프라코어 사태 영향은?

두산, 계열사 경영난 속 거액 계약 부담
멀티 플레이어 자원에 리더십까지 출중
프리미어 12 통해 인기 상승…몸값 변수


사실상 파장 분위기이던 FA(프리에이전트) 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바로 ‘알짜 FA’ 오재원(30)이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18일 훈련소에서 퇴소하기 때문이다. 오재원의 최종 행선지가 어디가 될지, 최근 몸값이 폭등하고 있는 FA 시장이기에 그는 과연 얼마까지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검증된 실력과 활용도 높은 멀티플레이어

공·수·주를 겸비한 내야수로 2루수가 전공이지만, 1루수도 볼 수 있다. 급할 때는 3루수와 유격수까지 맡을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올 시즌 두산은 2001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는데,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리더십도 발휘했다. 투지도 강하다. 그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아 이번에 4주 훈련으로 병역 의무를 마치게 됐다. 지난달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을 정도로 이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자리 잡았다.

오재원은 프리미어 12를 마치고 지난달 22일 귀국한 뒤 하루 만인 23일 훈련소에 입소하면서 FA 협상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규약상 이제 원 소속구단인 두산뿐 아니라 모든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쓰임새가 많은 내야수여서 어떤 구단이라도 데려가면 활용할 가치는 크다. 게다가 나이도 30세로 젊어 몸값이 뛰어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 그룹 분위기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이 악재

두산으로선 기본적으로 우승한 해에 주장을 맡은 핵심선수이기에 다른 팀에 빼앗기고 싶지는 않다. 팀 간판스타였던 김현수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계약 성사 단계라 오재원까지 놓친다면 전력도 전력이지만, 충성도 높은 두산 팬심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여론이 악화돼 변수다. 20대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자로 몰린 상황에서 프로야구선수에게 수십억원을 안기는 계약을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냉정하게 보면 건설장비제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사태로 인해 프로야구단인 두산 베어스 구단 운영까지 위축될 필요는 없지만, 그룹 내 분위기나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두산 김승영 사장은 이에 대해 “야구단은 야구단이다”며 “일단 오재원이 퇴소를 하면 (FA 협상을 위해) 만나보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했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오재원 FA 협상과 관련해 더 이상의 말을 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처지다. 잡아도 걱정, 안 잡아도 걱정이다. 진퇴양난이다.

여기에 시장 상황도 오재원에게 썩 유리하지만은 않다. 이미 FA 시장에서 철수한 구단도 있고, 오재원이 필요해 보이는 팀도 일부는 일찌감치 발을 뺐다. 여러 구단이 영입경쟁을 펼쳐야 몸값도 상승하는데, 표면적으로는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은 분위기다.

그러나 FA 협상은 해봐야 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팀이 물밑에서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충분히 베팅할 만한 매력이 있는 선수여서 오재원의 최종 목적지에 팬들과 야구계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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