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2시의 데이트’ 7000회 방송 김기덕, 최장수 진행자 선정

입력 2015-12-2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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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12월 22일

또 다시 한 해가 저물어간다. 이 즈음이면 사라진 별들에 대한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보도가 이어진다. 올해에도 많은 별들이 스러졌고, 그 가운데 명DJ 김광한도 있다. 7월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그는 1980년대 KBS 2FM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로 명성을 떨쳤다. 바로 그 시간, 그의 경쟁자이자 ‘팝송’이라 불리던 팝음악의 전성기를 이끈 또 한 사람, MBC FM(현 FM4U) ‘2시의 데이트’ 김기덕(사진)이다.

1994년 오늘 ‘2시의 데이트’가 방송 7000회를 맞았다. 1975년 10월1일 첫 방송 이후 무려 1만3000시간(541일) 동안 청취자의 사랑을 받았던, 당시로서는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이었다.

이날 DJ 김기덕과 제작진은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7000회 특집 방송을 펼치며 역시 명DJ로 손꼽히던 이종환과 임국희, 배철수를 비롯해 가수 조영남과 이문세, 성악가 박인수 등을 무대에 세웠다. 김기덕과 함께 연기자 최명길이 함께 진행한 방송에는 ‘2시의 데이트’를 통해 이른바 ‘팝 개그’를 선보인 개그맨 박세민도 함께 했다. 이와 함께 김기덕은 영국 기네스협회로부터 ‘동일 프로그램 최장수 진행자’로 선정돼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2시의 데이트’는 당시 영화 ‘엠마뉴엘’의 주제곡을 편곡한 시그널 뮤직으로 “안녕하십니까!”를 몇 번이고 반복하는 김기덕의 오프닝 인사말로 유명했다. 김기덕의 팝음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기획 코너가 인기를 모았다. 중저음의 달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김기덕은 때로 드라마타이즈와 콩트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 팝음악을 들려줬다. 그만큼 팝음악을 좀 더 쉽고 대중적인 방식으로 청취자에게 전한 프로그램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직접 제작한 청취자용 부정기 간행물 ‘POP PM 2’는 그 노력의 일환이었다. 또 1980년대 초반 유럽의 산레모 가요제와 유로비전 송 페스티벌을 직접 취재해 유로팝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기덕은 1972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1973년 4월 ‘FM스튜디오’를 통해 DJ로 데뷔했다. 1991년 5월 ‘2시의 데이트’ 6000회 진행으로 역시 기네스북에 올랐던 그는 1997년 4월 ‘2시의 데이트’를 떠나며 많은 청취자의 아쉬움을 샀다.

2006년부터 오디오북 전문 제작사 와(WA) 미디어를 이끌고 있는 김기덕은 여전히 마이크 앞을 떠나지 않고 있다. 현재 SBS 러브FM의 주말 오후 방송인 ‘2시의 뮤직쇼’를 진행하며 친숙한 목소리로 청취자를 만나고 있다.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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