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첫 ‘쌍용 더비’…무승부로 끝난 우정의 대결

입력 2015-12-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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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완지시티 기성용.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절친’ 이청용-기성용, 나란히 교체투입
패스 가로채며 경쟁…경기후 격려 악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쌍용 더비’가 처음 성사됐다.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이 꿈의 무대에서 우정 어린 승부를 벌였다. 최근 득녀한 이청용이 국내서 짧은 출산 휴가를 즐긴 뒤 팀에 복귀한 직후라 맞대결이 불발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이청용이 경기 엔트리에 전격 포함되면서 평소 ‘절친’으로 소문난 둘이 그라운드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흐뭇한 광경이 연출됐다.

둘은 29일(한국시간)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5∼2016시즌 EPL 19라운드 양팀간 대결에서 나란히 교체로 투입됐다. 먼저 기성용이 후반 11분 존조 셸비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18라운드 웨스트브롬위치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로 팀에 1-0 승리를 안겼던 기성용은 이번에도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 조율을 맡았다.

크리스털 팰리스 이청용.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청용은 후반 26분 모습을 드러냈다. 팀 내 입지가 탄탄한 기성용과 달리 올 시즌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고전하다 17라운드 스토크시티전에서 교체 투입돼 대포알 같은 결승골을 작렬했던 이청용은 2경기 만에 다시 교체 멤버로 피치를 밟아 왼쪽 측면 공격수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둘 모두 공격 포인트 사냥에 실패했고, 양 팀의 승부 역시 0-0으로 끝났다. 둘의 우정 어린 맞대결도 무승부였다. 후반 31분 크리스털 팰리스의 역습 과정에서 이청용의 패스를 기성용이 재빨리 가로채는 등 둘은 그라운드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뒤 경기 후에는 손을 맞잡으며 서로를 격려했다.

둘이 EPL에서 한 피치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 이청용이 2009∼2010시즌부터 세 시즌 동안 EPL 무대를 누빌 때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했고, 2012년 여름 기성용이 EPL에 입성한 뒤에는 이청용의 볼턴 원더러스가 챔피언십(2부리그)으로 강등되면서 만남이 어긋났다. 이날 무승부로 크리스털 팰리스는 9승4무6패(승점 31)로 상위권을 유지했고, 스완지시티는 4승7무8패(승점 19)로 강등권에서 한 발 더 달아났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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