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전력 보강 최악…다저스 초보감독 로버츠가 짊어진 짐

입력 2015-12-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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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로버츠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잔류하리라고 믿었던 잭 그레인키는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떠났다. 어깨를 다친 류현진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지 미지수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브랜든 매카시는 일러야 내년 여름에나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선발 로테이션 후보 중 우완투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계약 체결을 발표했던 이와쿠마 히사시는 신체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아롤디스 차프만은 여자친구 폭행 사실이 드러나 트레이드가 무산됐다. 37세의 노장 체이스 어틀리와 1년 계약을 했지만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올스타, 골드글러브, 실버슬러거를 싹쓸이한 디 고든이 자꾸 눈에 밟힌다. 허약한 불펜은 전혀 보강하지 못했다. ‘계륵’ 야시엘 푸이그는 언제 트레이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9월부터 빅리그로 승격한 코리 시거는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선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17타수에서 삼진을 8개나 당하며 타율이 0.188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초보 사령탑인 데이브 로버츠(43) 감독의 어깨가 무겁기만 하다. 최고 연봉 구단인 LA 다저스에서 지휘봉을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14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뒤 단장을 교체했고, 올해는 감독을 바꿔버렸다. 최고 부자 구단에게 다음은 없다. 당장이 중요하다. 구단 차원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는 최소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아직 스토브리그가 2개월여 남아있기는 하지만, 알차게 전력을 보강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애리조나와 달리 다저스는 제자리걸음도 하지 못하고 있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지만, 팬들의 기대는 크다.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은 1988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태어난 해다. 현역 시절 오랜 무명 기간을 거쳐 빠른 발과 뛰어난 야구 센스를 앞세워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것처럼 팬들은 로버츠 감독에게 아기자기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작전야구를 기대하고 있다. 마냥 선수들에게 의존한 돈 매팅리 전 감독 같은 야구 스타일로는 우승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사령탑을 맡은 첫 해인 2016년, 로버츠 감독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궁금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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