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tvN10주년②] ‘KBS 동기’ 나영석·신원호, tvN의 메시·호날두

입력 2016-01-04 1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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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석은 tvN 예능, 신원호는 tvN 드라마를 대표하는 감독이다. 2001년 KBS 27기 공채 동기인 나영석과 신원호는 각각 2012년, 2011년 CJ E&M으로 이적했다. 두 사람은 예능과 드라마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tvN을 지상파 3사에 뒤지지 않는 채널로 성장시켰다. 채널 17번의 기적이라 할만하다. 먼저 입사해 두 사람을 영입한 이명한 본부장의 공로도 대단하지만, 현장에서 뛰며 믿기 힘든 성과를 낸 두 사람이야말로 tvN의 메시와 호날두다.

나영석PD는 2014년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 작품상을 수상한 후 "작은 회사로 가면서 상 받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말처럼 그는 tvN ‘삼시세끼’ ‘꽃보다’ 시리즈부터 tvN 디지털콘텐츠 브랜드 tvNgo ‘신서유기’를 성공시키며 기록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나영석은 KBS2 '1박2일'로 익히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나영석표 프로그램의 강점은 생활밀착형이라는 점이다. 반복되는 소재지만 공감되기 때문에 시청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시세끼’는 쿡방과 먹방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루종일 밥하고 먹는 걸 누가 보냐’는 우려 속에 이뤄낸 기적이다. 나영석PD는 정선에 이어 만재도로 자리를 옮겨 콘텐츠를 적절하게 변주했고 이서진·차승원·유해진이라는 늦깎이 예능인들을 탄생시켰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은 ‘1박2일’의 여행 소재를 세대별, 성별로 조명했다. ‘신서유기’는 '1박2일' 원년멤버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이승기의 재회로 화제였다. 공개 12일 만에 누적 재생수 5000만 건을 돌파하며 나영석PD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덕분에 나영석PD는 tvN 일개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지난 1일 세 번째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로 시청자와 만났다. 배우 정상훈, 조정석, 정우, 강하늘은 열흘간의 아이슬란드 여행을 통해 청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뜨거운 우정을 다졌다. 이번 아이슬란드 이야기는 흥행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던 나영석PD 조차 “가장 재미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편이다. 첫 방송 반응 역시 뜨거웠다. 나PD의 흥행 역사가 2016년에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원호는 드라마를 제작하는 예능 PD다. KBS2 ‘남자의 자격’으로 시청률 30%를 달성한 신원호 PD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로 화제성을 독차지한다. 핵심은 추억이다. 과거를 떠오릴 때 첫 사랑을 빼면 섭섭하다. 신원호PD는 일명 ‘남편 찾기’로 ‘응답하라’ 시리즈를 본방사수하게 한다.

또 신PD는 신인이나 무명 배우를 스타로 만드는 특별한 재주가 있다. 정은지와 서인국은 ‘응답하라1997’(2012)을 통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줬다. 배우 고아라는 ‘응답하라1994’(2013)를 대표작으로 남겼고 무명 배우였던 정우와 유연석은 ‘1994’ 이후 작품마다 맹활약 중이다.


올 1월 종영되는 ‘응답하라1988’은 2015년 하반기를 장악한 드라마다. 현재 16%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역대 케이블 최고 시청률까지 넘보고 있다. 신원호PD는 ‘응답하라1988’을 통해 ‘전편만한 속편이 있다’는 걸 증명해내며 서포모어 징크스를 깼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전통인 남편 찾기에 가족 이야기를 조화한 점이 징크스를 깰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분석이다. 적절한 캐릭터 비중 분배로 혜리부터 박보검·류준열·고경표·이동휘 그리고 쌍문동 어른들 모두가 주목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벌써 ‘응답하라1988’의 다음을 기대하고 있다. 신PD의 말처럼 망할 때까지 해야 할지도 모른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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