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99%가 장외발매소…경마를 레저로 즐기는 영국

입력 2016-02-0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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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사설마권업자인 ‘북메이커’의 대표적인 기업 ‘래드브룩스’의 장외발매소. 사진제공|한국마사회

‘북메이커’ 합법 이후 8600개 장외발매소
경마뿐 아니라 노벨문학상 맞히는 베팅도


“수상이 되기보다 더비 경주 우승마를 가진 마주가 되고 싶다.” 영국의 명재상으로 꼽히는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영국은 경마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종주국이다.

엘리자베스 여황이 마주이며, 왕실 주최로 경마대회도 열린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주요 경마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가족과 함께 경주장을 찾아 베팅을 즐기기도 한다. 영국에서 경마는 축구 럭비 등과 함께 사랑받는 대중 스포츠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인터내셔널 스테이크스’가 열리는 요크시는 방문객 10 명 중 1 명이 경마를 보러 온다고 할 정도로 경마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역할을 한다. 경주가 열리기 6개월 전 호텔예약이 마감되고, 관광객의 20%가 외국인일 정도로 관광상품으로 역할도 크다.

영국은 경마시행체인 BHA(British Horse racing Authority)외에 ‘북메이커’라는 공인 사설마권업자가 있다. 이 북메이커들이 시행체와 마권 발매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1961년 개인 북메이커를 합법화 시킨 이후 현재 영국에는 약 8600여 개의 장외발매소가 있다.

대표적인 사설 북메이커는 래드브록스‘(Ladbrockes). 영국을 포함해 유럽 전역에 2700여 개의 장외발매소를 가지고 있다. 래드브록스의 장외발매소는 영국 내 도심이나 대형쇼핑몰, 축구경기장 등 시내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영국 전체 경마매출에서 경마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밖에 되지 않는다. 매출의 99%가 장외에서 발생된다. 특히 래드브록스는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에 베팅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몇 년 전 굉장히 높은 배당률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맞춘 사람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베팅’을 즐기는 사람을 도박꾼으로 여기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가족과 함께 영국에서 1년간 살다 온 장모씨(50세)는 “영국은 베팅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시내 어디를 가도 쉽게 스포츠나 경마에 베팅 할 수 있다”며, “런던의 경우, 상가 지역에 래드부록스, 윌리엄 힐, 코랄 등 북메이커가 운영하는 장외발매소가 즐비하다”고 영국 베팅문화에 대해 말했다.

참고로 영국의 장외발매소는 일주일 내내 경마 뿐 아니라 여러 스포츠 종목에 베팅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외발매소 기능에 충실한 편이며 규모가 매우 작은 소형점포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월5일부터 7일까지 설연휴로 렛츠런파크 서울, 부산경남, 제주가 휴장하기 때문에 출마표를 게재하지 않습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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