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GA투어 로고
4일 동안 총 61만8365명도 ‘대회 최다’
미국 최대의 스포츠축제 ‘슈퍼볼’과 맞짱을 뜬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이 대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워 최고 흥행대회로 자리를 굳게 지켰다.
5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피닉스오픈은 PGA투어에서도 가장 인기 높은 대회다. 열기만 놓고 보면 메이저대회가 부럽지 않다. 그러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좋지 않은 소식이 하나 있다.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8일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덴버 브롱코스와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북미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렸다. 슈퍼볼은 미국에서도 인기 넘버원이다. 미국 인구 3억2000만 명의 3분의1인 약 1억2000만 명이 TV를 시청할 만큼 그 인기는 어마어마하다. 그런 슈퍼볼을 맞아 피닉스오픈이 어떤 흥행 성적표를 거둘지 관심이 컸다. 참고로 같은 주 열린 LPGA투어 코츠골프챔피언십은 슈퍼볼을 피해 수요일 개막해 토요일에 경기가 끝났다.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슈퍼볼과 맞붙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역대 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우며 다시 한번 인기를 실감케 했다. 4일 동안 대회장을 찾은 갤러리 수는 무려 61만8365명이나 된다. 작년 56만4368명보다 약 5만4000명이 더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3라운드(토요일)에는 PGA 투어 하루 최다 관중인 20만1003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이전 최다 기록인 2014년 이 대회 18만9722명보다 1만1281명이나 더 많은 갤러리가 골프장을 찾은 것이다.
흥행의 성공은 피닉스오픈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함이다. 일반 골프대회는 조용히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다가 버디나 이글이 터지면 환호하는 정도다. 그러나 피닉스오픈은 다르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요란한 응원은 물론 심지어 선수들도 흥에 겨워 팬들과 함께 어울린다. 특히 ‘콜로세움’으로 불리는 16번홀(파3)은 피닉스오픈의 상징이다. 홀을 주변으로 둘러싼 스탠드는 약 2만 명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멀리서보면 마치 야구장 같은 느낌이다. 이 곳에서는 모든 게 허용된다. 선수가 어드레스를 해도 환호와 함성을 그치지 않는다. 잘 쳐서 공을 홀에 가깝게 붙이거나 버디를 하면 열광적인 응원이 계속되지만, 반대로 실수를 하기라도 하면 야유를 퍼붓는다. 다른 대회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이 대회에서만큼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 된다. 이 같은 피닉스오픈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느끼기 위해 올해도 60만 명의 갤러리가 몰려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