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출신 빙속선수들…역시 매스스타트에 강했다

입력 2016-0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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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은메달 이승훈(위)-여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김보름. 사진|스포츠동아DB·대한빙상경기연맹

■ 빙속 세계선수권 이승훈 金·김보름 銀

지정된 레인 없이 함께 달리는 매스스타트
쇼트트랙 경험 도움…빙속 전향 효과 톡톡


이승훈(28·대한항공)과 김보름(23·강원도청)이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 스케이팅센터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녀 매스스타트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둘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쇼트트랙선수 출신이라는 점이다. 매스스타트는 경기방식이 쇼트트랙과 비슷해 한국빙속선수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


● 어릴 때부터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병행

한국빙속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대개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병행한다. 두 종목을 모두 해보다가 어느 시점이 되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종목을 결정한다. 한 종목을 하다가 다른 종목으로 전향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 사례가 쇼트트랙국가대표로 2번의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건 뒤 2014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새롭게 도전하고 있는 박승희(24·스포츠토토)다.

이승훈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쇼트트랙, 다시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밴쿠버동계올림픽(2010년)을 앞두고 2009년 쇼트트랙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하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재전향했고, 밴쿠버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스타로 발돋움했다. 김보름 역시 쇼트트랙선수로 활동하다가 2010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고, 이후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 쇼트트랙의 강점 더한 매스스타트의 최강자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을 모두 해본 경험을 지닌 한국선수들에게 매우 유리하다. 여러 명의 선수가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 16바퀴를 함께 달리는 점, 기록이 아니라 순위에 초점을 맞추는 점 등이 비슷하다. 몸싸움이나 작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닮아있다.

이승훈은 매스스타트가 도입된 2014∼2015시즌부터 강자로 군림해왔다. 올 시즌에는 7위로 랭킹이 다소 떨어졌지만, 이번 세계종목별선수권 금메달로 또다시 최고 자리에 우뚝 섰다. 이번 대회에서 이승훈은 줄곧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나가 아리안 스트로팅가(네덜란드)를 0.06초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김보름도 1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스퍼트를 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뒤에서 달리며 체력을 비축했다가 마지막 순간 추월하는 쇼트트랙과 비슷한 전략이었다.

매스스타트는 기록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에 쇼트트랙의 재미를 더한 종목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에 메달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승훈도 “쇼트트랙 경험이 확실히 매스스타트에선 도움이 된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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