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선수들과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 소고기 마니아인 ‘벨로드롬의 대세’ 박용범(왼쪽)은 소고기를 먹으면 힘이 솟고 경주성적이 좋다. 슈퍼특선급 ‘신성’ 정종진(오른쪽)은 경기 일정이 잡히면 보신탕 가게부터 간다. 보신탕을 먹으면 든든해져 성적이 좋아진다고 믿는다.
치킨에서 ‘갈비찜 애호가’로 바뀐 문영윤
이현구는 평소 삼겹살 10인분에 밥 세 공기
이승철 돼지껍데기…원신재 하루에 물 4L
“희한하네, 이 음식만 먹으면 성적이 하늘로 올라가네.”
프로선수에게 성적은 곧 돈이다. 특히 경륜선수는 매 경기성적이 상금(연봉)과 곧바로 연결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체력은 필수. 강철체력은 훈련과 먹거리에서 나온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선수에게 맞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선수와 음식궁합이 맞아야 한다. 경륜선수들은 어떤 음식과 찰떡궁합일까.
● 박용범은 소고기 마니아…정종진은 보신탕 먹어야 힘 펄펄
‘벨로드롬의 대세’로 떠오른 박용범(28·슈퍼특선급) 선수는 소고기 마니아다. 소고기가 경륜선수들에 힘의 원천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1년 내내 먹기도 했다. 소고기가 없으면 버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고기 덕분이었을까. 그는 지난해 그랑프리에서 생애 첫 챔피언을 차지했다.
그런가하면 이승철(27·우수급)은 ‘돼지껍데기파’다. 광명경주가 있는 주는 수요일 오후에 일찍 상경해 광명스피돔 근처 ‘연탄불구이’집에서 돼지껍데기를 먹는다. 돼지껍데기를 먹고 경주에 임하면 성적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광명 2회차, 6회차에 걸쳐 5연속 입상을 했는데 그게 돼지껍데기 덕분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문영윤(33·특선급)은 경기 2∼3일전 치킨을 먹어야 잘 풀렸다. 그런데 최근엔 ‘음식궁합’이 바뀌었다. 갈비찜을 먹고 출전했더니 2년 만에 특선급 복귀했다. 이 덕인지 갈비찜 애호가 됐다. 이밖에 ‘신성’ 정종진(29·슈퍼특선급)은 ‘보신탕파’다. 경기 일정이 잡히면 보신탕 가게부터 들른다. 보신탕을 먹으면 왠지 든든해진다는 기분이 든단다.
● 이현구, 삼겹살 10인분에 밥 세그릇은 기본
“밥이 최고야!” 남용찬(32·우수급)은 자타공인 ‘밥파’다. 경기 전 밥은 꼭 챙겨 먹는다. 최근 6연속 입상을 통해 우수급 특별승급 통해 복귀했고 내친김에 지난 12일 광명 7회차 우수급 복귀전에서 1위를 차지해 고배당 주역이 됐다. 그는 그게 ‘밥의 힘’이라 믿는다.
‘물파’도 있다. 원신재(27·특선급)는 물을 하루에 3∼4리터를 마신다. 노폐물 제거에 좋고 컨디션 유지에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2014년 그랑프리 챔피언 이현구(33·슈퍼특선)는 평소 앉은자리에서 삼겹살을 10인분 먹는다. 여기에 밥 3그릇을 함께 먹어야 시합이 잘 풀린다. 이명현(32·슈퍼특선)은 아내가 해준 보쌈을 먹어야 한다. 피로에 지친 몸을 빠르게 회복하게 하고 근력에 도움을 주고 있어 시합 전 좋아한다. 양희천(34·특선급)은 아내가 조미료 없이 해주는 닭갈비를 먹어야 힘이 솟는다. 평소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않고, 입맛이 까다로운 편인데 맛있게 요리해 하루 3식을 닭갈비로 먹을 정도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