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길렌워터. 스포츠동아DB
“팀에게도 피해 준 잘못된 행동…반성”
남자프로농구 LG의 외국인선수 트로이 길렌워터(28·사진)는 리그 최고의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다. 올 시즌 49경기에서 평균 26.27점을 기록 중인 그는 득점왕 등극이 유력하다. 골밑에서의 막강한 파워와 함께 정교한 외곽슛 능력까지 갖춘 길렌워터는 상대팀에 매우 위협적인 선수다. 상위권 팀들이 하위권인 LG와의 만남을 부담스러워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길렌워터의 존재 때문이다. KGC 김승기 감독은 “LG가 무섭기보다 길렌워터가 무섭다. 도저히 막을 수가 없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이처럼 기량 면에선 나무랄 데 없는 선수지만, 심판들과의 팽팽한 대립구도로 인해 적잖은 물의를 일으켰다. 길렌워터를 향한 상대팀의 견제는 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길렌워터는 상대 선수에게 맞고 할퀴기를 당해도 심판의 휘슬이 불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심판들에 대한 길렌워터의 불만은 높아졌다.
그는 판정에 대한 불만을 주체하지 못한 채 TV 중계 카메라를 향해 수건을 던지고 심판을 향해 돈을 세는 제스처를 취하는 등의 불미스러운 행동을 일삼았고, KBL 재정위원회의 단골손님이 되고 말았다. 길렌워터가 올 시즌 KBL에 낸 제재금만 해도 무려 1430만원이다.
길렌워터는 올 시즌 판정과 관련해 불만을 표출한 데 대해 “시즌 초반 체력적으로 힘들었고 팀 성적도 좋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 와중에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신경질적인 반응을 한 것 같다. 프로선수로서 내 행동은 잘못된 것이 맞다. 자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1000만원이 넘는 제재금을 내게 됐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고 팀에도 해를 끼친 것이니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 행동에 대해 뉘우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길렌워터는 “터키, 러시아에서도 뛰었지만, 어느 리그를 가든지 선수들은 심판들에게 불만을 갖기 마련이다. NBA(미국프로농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선수들에게 판정에 대한 설명을 통해 이해는 시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선수들도 KBL 심판들을 더 존중하게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심판들에게 정중하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