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인 최충연(오른쪽)과 이케빈은 모두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들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평가전에서 다양한 각도로 테스트하겠다”며 이들에게 기대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이케빈 2이닝 볼넷2·폭투2…제구 불안
리그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들은 공통적으로 선수를 보는 눈과 더불어 주전급, 스타로 키워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김현수를 발굴했고 이종욱, 손시헌을 키워 NC에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변신시킨 나성범은 최고 히트작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SK에서 최정, 정근우를 집중적으로 키웠고 KIA에선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등을 정상급 선수로 육성했다. kt에선 무명의 투수였던 조무근, 김재윤을 발굴했고 박경수를 재발견하기도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 4회, 페넌트레이스 1위 5회를 일궜다. 성적만으로는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다. 그동안에는 워낙 팀 전력이 막강했고 매년 우승을 다퉈야 했기 때문에 육성에 전념할 시간은 부족했다. 그러나 박해민을 발굴해 주전급으로 키워낸 성과도 있다. 팀 전력에 큰 변화가 생긴 2016년은 류 감독에게 큰 위기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명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2016시즌을 준비하며 류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임창용의 방출과 투수전력의 연이은 누수로 마운드 보강이 시급하다. 올 시즌 후에는 차우찬도 FA(프리에이전트)가 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류 감독이 주목한 신인은 최충연(19)과 이케빈(24)이다. 모두 시속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정통파 투수들이다.
류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최충연과 이케빈 모두 선발 후보다”며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평가전에서 다양한 각도로 테스트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캠프 중간 성적은 몇 점일까.
최충연은 고교시절 랭킹 1·2위를 다투던 명성 그대로 시속 148km의 강속구를 선보이고 있다. 첫 실전 등판이었던 12일 자체 청백전에선 4타자를 상대로 안타 없이 무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스스로 “무척 떨리지만 자신감이 조금씩 생긴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성장하며 야구를 한 이케빈도 시속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보여주고 있지만, 현재 코칭스태프의 평가는 “아직 제구가 많이 불안하다”로 모아진다. 청백전에서 2이닝 동안 볼넷 3개, 폭투 2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자가 있을 때 더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외국인투수들이 빠른 국내주자들을 상대하며 투구 리듬을 잃고 고전하곤 했는데, 야구성장환경이 다른 이케빈 역시 이를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