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 기자의 캠프 리포트] 차우찬 "KS 우승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입력 2016-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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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우찬은 지난해 탈삼진왕과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국가대표 투수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프로 입단 후 가장 컨디션이 좋다”며 새 시즌 더 큰 활약을 다짐했다. 스포츠동아DB

전체 몸상태·구위 작년 시즌보다 더 좋아
주변의 기대 커지는 만큼 책임감도 증가
해외 진출보다 올시즌 삼성 성적이 중요

“프로 입단 후 가장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삼성 차우찬(29)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평소 빈말을 잘 하지 않는 신중한 성격이지만, 전에 없이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해 11월 열린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서 압도적 피칭으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지난해 KBO리그 탈삼진왕다운 위용을 과시하며 구위나 경기운영능력 면에서 완숙의 경지에 올라섰다는 평가도 얻었다. 이제는 삼성 마운드의 축이다. 지난해 13승(7패)을 올리며 기량 면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투수로 도약했지만, 삼성 투수조장을 맡은 지도 2년째로 접어들었다. 야구 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는 그지만, 올 시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에 더욱 야구에 집중하고 있다. 오키나와 온나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의 2차 스프링캠프에서 그를 만나 지난해를 돌아보고, 올 시즌 준비 과정과 마음가짐을 들어봤다.


-준비는 잘 되고 있는가. 과정은 어떤가.

“너무 준비를 잘해 걱정이다(웃음). 페이스가 잘 올라오고 있다. 전체 몸 상태나 구위도 괜찮다. 작년 시즌보다 더 좋은 것 같다. 현 시점만 놓고 본다면 프로 입단(2006년) 후 아마도 가장 좋은 것 같다. 올해는 특히 힘이 붙은 느낌이다. 잔부상도 없고, 지금 피칭훈련 다 소화하고 있다. 이제 경기에 나가서 하나씩 체크하기만 하면 된다.”


-어떤 준비를 해왔나.


“작년 12월 18일 훈련소(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아 4주간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에서 나오자마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근력을 많이 키웠는데, 스프링캠프 들어 몸이 잘 버텨주는 것 같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 4년 전에는 살을 많이 뺐다가 실패를 하지 않았나.

“탄수화물을 줄이면서 살을 뺐는데,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줄 알고 시도했던 것이었다. 몸이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았는데 공에 힘이 없었다. 그게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나하고는 안 맞았던 것 같다.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 이후로 특별히 살을 찌우거나 빼지는 않고 유지를 하고 있다. 이젠 고기도 잘 먹고 있다.(웃음)”


-‘프리미어 12’에서 절정의 기량을 보여준 것 같다(예선 멕시코전에서 3이닝 동안 아웃카운트 9개 중 8개를 삼진으로 잡았고, 8강전∼준결승전∼결승전에 모두 등판하며 한국의 우승에 밑거름이 됐다).


“솔직히 그때는 육체적으로 힘들어 공이 잘 안 갔다. 결과가 좋았을 뿐이다. 상대가 나를 잘 모르니까 내가 유리했던 점도 있고…. 타자들이 공격적이더라.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어 가다보니 변화구와 유인구로 삼진을 많이 잡아낼 수 있었다. 어쨌든 내가 좋은 역할을 하면서 국제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소중한 경험을 했다. 비록 작년 한국시리즈에선 졌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한 해 마무리는 잘했던 것 같다.”


-그래서 올 시즌 차우찬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나도 자신감을 얻었다. 한 단계 성숙해졌다고 해야 하나? 그것도 또 다른 경험이었다. 주변의 기대가 커지는 만큼 책임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 투수조장이라 그런가, 더 성숙해진 것 같다.

“작년부터 2년째 투수조장인데, 사실 딱히 할 건 없지만 앞장서서 열심히 하고 있다. 이제는 내가 팀 내에서 주축이 돼야 할 위치가 된 것 같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특별한 건 없다. 시즌 끝나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 쪽을 생각하는 것 같던데.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국내에 남을 수도 있고…. 다만 만약 해외 진출을 하게 된다면 메이저리그보다는 일본 쪽이 적응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우선은 올 시즌 삼성에서 성적을 잘 내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탈삼진왕에도 올랐지만, 홈런도 많이 허용했다. 시즌 막바지까지 탈삼진 1위와 피홈런 1위를 동시에 달리기도 했는데.


“피홈런은 결국 3등으로 마쳤다.(웃음) 홈런도 그렇고, 삼진도 그렇고 신경 쓴다고 되는 건 아니다.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두고 홈런을 맞으면 안 되지만, 승부 과정에서 솔로홈런을 맞는 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긴 한데, 사실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갔다. 개막해봐야 알 것 같다. 개인적으로 기복을 줄이고 꾸준하게 잘하는 투수가 되고 싶다. 구종은 특별히 추가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더 정교하게 다듬으려고 한다. 나로선 직구가 가장 중요하다. 직구 구위만 되면 변화구는 같이 사는 거니까.”

오키나와(일본) |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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