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이병규 “난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

입력 2016-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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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병규(7번·왼쪽 2번째)가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연습경기 3회 우월3점홈런을 터트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4번타자 부담감과 싸움…연습경기서 홈런

팀의 4번타자는 마무리투수처럼 누구나 할 수 있는 보직은 아니다. 그 팀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라는 상징성이 있고, 찬스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한화 부동의 4번타자 김태균(34)도 “(4번타자는) 해본 사람만이 그 고충을 안다”고 말했다.

이병규(33·7번)는 LG의 4번타자다. 지난해 부담감과 잦은 부상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LG 양상문 감독은 올해도 그에게 믿음을 보내고 있다. 그 역시 독기를 품었다. 지난해 부진의 아픔을 씻기 위해 시즌이 끝나자마자 운동에만 전념했다. 겨우내 매일 같이 웨이트트레이닝장을 찾았을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불태웠다. 영하의 추운 날씨 탓에 ‘오늘은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약 3개월간 훈련을 거른 적이 없었다.

준비도 순조롭다. 이병규는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까지 모두 소화하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사실은 아픈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만족은 없다. 이병규는 2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도 4번 좌익수로 선발출장했지만, “언제 밀려날지 모르는 4번”이라며 손사래를 치기 바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속내는 달랐다. 그는 이날 3-0으로 앞선 3회 무사 1·2루서 한화 정대훈의 초구를 받아쳐 우월3점홈런을 뽑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하게 할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였다.

이병규는 “지난해 하던 대로 하면 되는데 4번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고 스윙이 커졌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는 무리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른 것보다 안 아프고 싶다. 그러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 시간도 많이 할애했다. 일본에 와서는 경기를 뛰느라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못하고 있는데, (아프지 않도록) 계속 몸을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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