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최강희 감독. 스포츠동아DB
치열한 경쟁, 벤치멤버 상실감 가질수도
이적한 김기희 대체자원 찾기도 급선무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챔피언’ 전북현대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도쿄(일본)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E조) 1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첫 우승을 신고한 2006년 이후 ‘숙명’이 돼 버린 아시아 정상을 향한 첫 걸음에서 얻은 승점 3의 가치는 상당히 컸다. 시즌 첫 경기를 잡은 전북 최강희 감독도 “부담감을 딛고 좋은 결과를 냈다”고 제자들을 칭찬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과제는 아직 많다. ▲최선의 조합 마련 ▲무게감 덜한 디펜스 등은 좀 더 시간과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전북은 도쿄전에서 다양한 전략을 내세웠다. 원톱(4-1-4-1)과 투톱(4-4-2)을 두루 활용했고, 공격 2선의 조합을 바꿔가며 깊은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베테랑 이동국(37)이 원톱으로 먼저 나선 뒤 후반 18분 김신욱(28)이 교체 투입되며 투톱으로 전환됐다. 좌우 날개에 고무열(26)∼로페즈(26·브라질)가 짝을 이뤘고, 후반 24분 이종호(24)의 투입으로 측면에 변화가 이뤄졌다. 중앙 미드필더 김보경(27)∼이재성(24) 콤비도 전술 변화가 이뤄질 때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이렇듯 올 시즌 전북의 공격라인은 ‘초호화’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올 겨울 선수이적시장에서 집중 영입이 이뤄졌다. 특히 염두에 둬야 할 부분이 있다. 극심한 주전 경쟁에서 비롯될 수 있는 악영향이다. 벤치에서 출발하거나 또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질 인원들의 상실감이다.
도쿄전에서 한교원(26), 서상민(30) 등이 엔트리(18명·교체멤버 포함)에서 아예 제외됐고, 레오나르도(30), 루이스(35) 등 전북의 전성기를 이끈 공신들도 벤치에서 먼저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 38분 0-0 균형을 깬 고무열도 안심할 수 없다. 당연히 전북 선수단은 긴장감이 가득하다. “다음 경기에 내가 쉴 수 있다”는 고무열의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됐다. 최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최적의 조합을 엮어야 한다. (다양한 기용이 가능하다는) 유리함도 있지만 자칫 팀 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수비진은 또 다른 고민을 준다. 챔피언스리그 엔트리(30인) 마감 직후 핵심 수비수 김기희(27)가 상하이 선화(중국)로 떠났다. 거액의 이적료를 선물했지만 당장 대체가 불가능하다. 확실한 후보감이 없다는 건 아킬레스건이다. 도쿄의 창에 맞선 중앙수비 김형일(32)∼임종은(26)의 호흡이 매끄럽지 않고, 빌드-업 과정도 완벽하지 않은데 돌발 상황에 대비한 카드마저 부족하다. 조성환(34)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김영찬(23)과 이한도(22) 등 젊은 피는 경험이 적다.
임종은이 근육 부상으로 후반 42분 교체되자 불안은 현실이 됐다. 2-0 리드 상황에서 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파탈루(30·호주)가 임시 센터 백으로 전환했지만 분명 ‘맞지 않은 옷’이다. 최 감독도 “경기 중이면 파탈루가 잠시 나설 수 있지만 가능하면 처음 투입된 수비수들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국 역시 “(김)신욱이와 함께 나서면 공격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수비에 문제가 나올 수 있어 이를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디펜스 불균형에 대한 속내를 전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