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부대 장교 이지아 “여자는 지웠어요”

입력 2016-03-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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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무수단’을 통해 데뷔 이후 첫 스크린 나들이 나선 이지아는 “40시간 찍는 동안 씻지 못 했”을 정도로 대중이 흔히 알고있는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버린 채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스포츠동아DB

영화 ‘무수단’을 통해 데뷔 이후 첫 스크린 나들이 나선 이지아는 “40시간 찍는 동안 씻지 못 했”을 정도로 대중이 흔히 알고있는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버린 채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 스포츠동아DB

■ 영화 ‘무수단’으로 스크린 데뷔


비무장지대 미스터리 사건 파헤치는 장교 역
40시간 동안 못 자고 찍은 마지막 장면 생생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액션 연기에 심혈


배우 이지아(38)는 내년이면 데뷔 10년을 맞는다. 2007년 배용준과 함께 출연한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누구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데뷔한 그는 이후에도 여러 기대작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그 사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시간이다.

이지아는 지난 10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면서 “10년이라는 의미를 부여받기가 민망하다”며 “아직도 신인 같은 마음”이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태왕사신기’로 시작해 지금까지 출연 드라마는 여섯 편. 영화와 드라마는 물론 예능프로그램까지 넘나들며 전력질주하는 연예인이 대부분인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당히 소극적인 활동이다.

“지금 내 마음은 기·승·전·다작이다. 하하! 사람들은 내가 많은 시나리오와 드라마 대본을 쌓아놓고 고르기만 하면 되는 줄 알지만 오해다.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입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무수단’(감독 구모·제작 골든타이드픽쳐스)은 그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기점이다. 데뷔 이후 첫 영화다.



그 역시 “배우라면 누구나 그렇듯 영화를 향한 로망이 있었다”고 했다. “세상에 알려지면 안 되는 실체를 파헤치는 이야기가 매력적이어서” 출연한 이지아는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특수부대 장교로 나선다. 남자 동료들을 이끌며 작전을 펼치는 모습에서는 이지아가 갖고 있던 정적인 매력을 찾기 어렵다.

“마지막 장면을 찍을 때는 40시간 동안 잠도 못 자고 씻지도 못한 채였다. 남자들처럼 보폭이 넓지 않아 전투 장면에서는 물웅덩이에 빠지기 일쑤였다. 많이 힘들었다. 온 몸이 땀에 젖었다. 늘 매던 총이 무거워 양쪽 어깨 밑에 파스를 붙이고 살았다.”

촬영장에서 이지아는 “여자로 보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액션 연기가 혹시 미흡하지 않을까” 긴장을 놓지 못했다.

“사람들은 나를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보지만 실제로 나는 정 반대다. 요리를 즐겨하면서도 절대 계량컵은 쓰지 않는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적당히, 빨리 해내는 편이다.”

배우 이지마. 스포츠동아DB

배우 이지마. 스포츠동아DB


데뷔 초반 이지아는 성장과정은 물론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등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애써 감췄다. 우스갯소리를 더해 ‘외계인설’까지 퍼졌다. 적어도 2년 전 SBS 토크쇼 ‘힐링캠프’에 출연하기 전까지는 그 이미지가 계속됐다.

“오래 전 내 얘기를 꺼낸 건 ‘힐링캠프’가 처음이었다. 주변에도 하지 않은 이야기다. 이젠 떨쳐냈다. 하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전한 것 같다. 그렇게 기억되는 나를 상쇄시킬 답은 결국 다작이다. 독립영화부터 예능프로그램까지 많은 기회에 참여하고 싶다.”

영화 ‘무수단’에서는 예외이지만, 지금까지 이지아는 출연한 드라마에서 줄곧 사랑을 이야기해왔다. 지금, 그가 바라는 사랑은 어떨까.

“이렇게 말하면 마치 운명론자 같지만. 출연작을 만나는 일도, 사랑을 만나는 것도 작정한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고 믿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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