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연맹(UEFA) 로고. 사진제공|유럽축구연맹 홈페이지
-리버풀·첼시 등 전통 강호들의 추락으로 더욱 흥미진진
-뉴캐슬·애스턴빌라의 암울한 꼴찌전쟁 속 최후 승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낯선 순위표가 등장한 2015~2016시즌이다.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지 불과 2년여 만에 180도 바뀐 1위 레스터시티의 돌풍이 좀처럼 멎지 않고 있는 가운데, 2위 토트넘과 3위 아스널 정도를 제외한 기존 강호들이 전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이미 다음 시즌부터 펩 과르디올라 감독(현 바이에른 뮌헨)을 선임하기로 결정한 4위 맨체스터시티 역시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체면치레는 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첼시가 처한 상황이다. 내로라하는 전통의 강호들은 전부 우승경쟁에서 일찌감치 밀려났을 뿐 아니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의 마지노선인 4위권 진입조차 가물가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점 47로 6위, 리버풀이 승점 4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임시 지휘봉을 잡은 첼시는 승점 40에 그치며 두 자릿수 순위(1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히딩크 감독은 “우리가 정규리그 4위에 오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FA컵 등 실현가능한 무대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요즘 영국 현지 매체들은 전통적인 4강 구도의 재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고물리는 상황으로 인해 언제든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예상을 깨고 선두를 질주 중인 레스터시티와 5위권을 오가며 호시탐탐 4위권 도약의 기회를 엿보는 웨스트햄(승점 49)의 도전이 단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강등권 다툼도 흥미진진하다. 공교롭게도 전통의 명가들이 불안한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꼴찌(20위) 애스턴빌라가 승점 16에 그쳐 가장 위태롭고, 한 시절을 풍미한 뉴캐슬마저 19위(승점 24)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17위 선덜랜드(승점 25)와 18위 노리치시티(승점 24)까지 4팀이 생존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팀당 9~10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뤄질 ‘숫자 4의 전쟁’이 올 시즌 후반기 막바지 레이스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런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