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가상현실(VR)에 빠지다

입력 2016-03-14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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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가 무대에 직접 서지 않아도 콘서트를 펼칠 수 있는 가상현실의 시대가 열렸다. 군 복무 중인 김재중(사진)이 홀로그램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가수가 무대에 직접 서지 않아도 콘서트를 펼칠 수 있는 가상현실의 시대가 열렸다. 군 복무 중인 김재중(사진)이 홀로그램 콘서트로 팬들과 만난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SM·YG엔터 등 홀로그램 상설공연장 운영
군복무 김재중 도쿄 홀로그램 콘서트 성황
윤상·인피니트 등 360도 VR뮤비 제작 활발

이세돌 9단과 대결에 나선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놀라움과 충격을 안기면서 과학기술이 만들어내는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도 케이팝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실제 가수가 없어도 홀로그램을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콘서트가 가능해졌고, 마치 내 눈앞에서 가수가 춤추며 노래하는 듯한 ‘환상’을 주는 가상현실 기술의 뮤직비디오도 일반화하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은 케이팝을 한 단계 더 진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키우고 있다.

3차원 입체영상의 홀로그램 콘서트는 소녀시대와 엑소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2012년 8월 펼친 전시회 ‘S.M 아트 익서비션’에서 샤이니의 홀로그램 공연을 선보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2015년 1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을 열었다. YG엔터테인먼트도 2013년 7월 경기 용인 에버랜드 ‘케이팝 홀로그램관’에서 싸이와 투애니원 홀로그램 공연을 선보인 이후 현재 제주와 서울 동대문에 전용관을 마련했다. 1월 스위스에서 열린 2016 다보스포럼에서 싸이와 투애니원의 홀로그램 콘서트가 상영되기도 했다.

작년 3월 군 입대한 김재중의 홀로그램 콘서트도 2월 일본 도쿄에서 펼쳐져 현지 관객을 만난 데 이어 4월9일 서울에서도 열린다. 나아가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뮤직비디오 제작도 활성화하고 있다.

360도 VR 뮤직비디오는 2014년 12월 가수 윤상이 ‘왈츠’라는 신곡을 내면서 처음 시도한 이후 인피니트 ‘배드’, 크라운제이 ‘진짜 매일해’, 스텔라 ‘찔려’, 밤비노 ‘오빠오빠’, 솔비 ‘블랙스완’ 등이 제작됐다. 남영주는 2월 말 신곡 ‘누구나’를 발표하면서 국내 최초로 3D VR 버전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VR 뮤직비디오는 가수의 정면 모습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마우스 커서로 원하는 방향을 드래그하며 화면을 360도 상하좌우로 움직여 공연하는 가수의 다양한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게 한다. 환호하는 관중, 무대 옆에서 움직이는 스태프까지 한 화면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 게임, 의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가상현실 기술은 대기업들의 대중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고 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솔비 뮤직비디오의 VR 촬영을 후원했고, LG전자는 SBS ‘런닝맨’에 자사 VR 카메라를 노출시켰다. 자연스럽게 케이팝도 향후 VR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VR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윤상 소속사 오드뮤직 김영균 대표는 13일 “당시 VR기술의 시장성을 내다보고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면서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케이팝의 영상콘텐츠 역시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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