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프로듀스101’에는 권은빈이라는 ‘유령’이 산다

입력 2016-03-19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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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101 권은빈, 사진|CJ E&M

‘프로듀스101’에는 유령이 산다. 긴말 할 필요 없이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권은빈이 그 ‘유령’이다.

권은빈은 Mnet ‘프로듀스101’에서 특별한 존재이다. 분명 프로그램에 참가는 하고 있지만 그 사실을 알리지 말아야하는 참가자이기 때문이다.

권은빈이 특별한 존재가 된 이유는 자명하다. ‘프로듀스101’에 참가한 상태에서 그룹 CLC의 멤버로 합류해 정식 데뷔를 해버렸기 때문이다.

앞서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6일 권은빈이 자사의 그룹 CLC의 새 멤버로 합류했다고 공식발표했다.

‘프로듀스101’과 권은빈의 불편한 동행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였다.

사실 권은빈의 CLC 활동은 계약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프로듀스101’이 내건 계약조건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도중 다른 방송 활동을 금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프로듀스101’외에 다른 경로로 데뷔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은 포함돼 있지 않다.

또 권은빈은 실제 CLC의 컴백곡 ‘예뻐지게’의 녹음에는 참여했지만 여타 방송 활동에는 일체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큐브엔터테인먼트는 만약 권은빈이 최종 11인에 포함됐을 경우 해당 그룹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다.

그러나 ‘걸그룹 데뷔’를 최종 목표로 하는 ‘프로듀스101’의 입장에서 권은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치곤란의 존재가 돼버렸다.

이에 ‘프로듀스101’이 선택한 방법은 ‘애써 무시’이다. 이런 기미는 권은빈의 CLC합류가 발표된 이후 처음으로 방송된 ‘프로듀스101’부터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4일 방송된 ‘프로듀스101’에서는 포지션 평가 무대가 공개됐고, 권은빈은 전소미, 김청하, 전소미, 김다니, 김서경, 김도연, 최유정과 함께 ‘Bang Bang’의 무대를 꾸몄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준비과정과 무대를 통틀어 권은빈이 단독샷을 받는 장면은 없었다. 무대 중간 권은빈의 인터뷰가 등장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자막으로만 한 줄이 등장하고 끝나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편집은 18일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콘셉트 평가에서 권은빈은 김형은, 김주나, 전소연, 이해인, 김서경, 이수현 등과 ‘Don't Matter’ 팀에 속했으나, 준비과정에서 권은빈의 인터뷰나 단독샷은 단 한 장면도 등장하지 않았다.

이후 본무대에서는 단독 샷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무대 연출상 어쩔 수 없는 구도였다는 느낌이다.

물론 계약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해도 출연중인 프로그램의 기본 기치에 반하는 권은빈의 행보는 찬반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다고 의도적으로 출연진을 유령으로 만드는 ‘프로듀스101’의 편집 방향이 치졸한 복수극으로 보이는 것 역시 사실이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다. ‘프로듀스 101’이 정말 공정하고 신뢰할 만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런 공과 사를 명확히 지키는 것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지금 권은빈을 대하는 ‘프로듀스101’의 모습은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자 유치한 떼를 쓰는 속 좁은 꼬마애 딱 그 수준이다.

CLC 권은빈, 사진|큐브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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