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예능명가 MBC, 드라마는 왜 이렇게 굴욕적이죠?

입력 2016-03-24 15: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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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이블 채널, 종합편성채널 등이 다양한 콘텐츠로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상파는 오랫동안 쌓아온 인력과 노하우로 이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고 있다.

특히 자타공인 '예능명가', '예능 공화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MBC는 참신하고 기발한 포맷으로 주요 시청층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tvN을 중심으로 부는 케이블 예능이 아무리 판을 쳐도 '무한도전', '라디오스타'를 토대로 한 MBC 예능의 위상은 여전히 난공불락이다.

그러나 예능의 이런 위상과 달리 MBC 드라마만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 같은 표면적인 수치 외에도 화제성 면에서도 MBC 드라마는 타 지상파에 비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은 주상욱, 최강희를 비롯해 정진영, 차예련 등 캐스팅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끝내 '육룡이 나르샤'를 이기지 못하고 종영을 맞았다.

이 작품은 첫 회에서 8.5%(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으로 시작해 중반에 이르러 10~13% 대에 머물렀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가 12.3%로 시작해 17.3%대로 종영한 것에 비하면 뼈아픈 패배다. 특히 화제성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 드라마다.



또한, MBC 수목드라마 역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둬들이고 있다. 박서준, 황정음 주연의 '그녀는 예뻤다' 이후 야심차게 등장한 '달콤살벌 패밀리'는 종반에 이르러 시청률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후속작인 장나라, 정경호 주연의 '한번 더 해피엔딩'도 11회 이후 꾸준히 하락해 3.0%라는 참혹한 시청률로 종영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수목드라마 ‘굿바이 미스터 블랙’마저 시청률 3%대에 머물며, 일찌감치 시청자들과 굿바이 하고 있다.

언급된 드라마뿐 아니라 MBC의 주중 드라마 대부분이 SBS, KBS tvN에 크게 밀리는 모습이다. 주말에 방송된 자극적인 내용의 드라마로 힘겹게 체면을 유지하는 정도다.

한때 '대장금', '주몽' 등을 만들어 내 드라마 한류를 이끌었던 MBC다. '하이킥' 시리즈를 통해 시트콤 명가의 타이틀도 얻었던 뿌듯한 과거도 있다. 그런데 왜 MBC는 드라마 왕국에서 점점 약소국이 되어가는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아무리 스타 캐스팅이 드라마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지만 결국 드라마는 이야기의 질, 소재의 참신함으로 승부해야 한다.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할 소재 선정에서 실패하고 있다"면서 "거기에 시각적으로도 타 방송사 드라마가 아닌 MBC 드라마를 봐야하는 당위성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방송될 예정인 드라마들을 놓고 봤을 때 MBC가 밀리는 모양새다. 당분간 폼을 쉽게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MBC는 '화려한 유혹' 후속으로 강지환, 성유리 주연의 '몬스터를 내세워 반격에 나선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끌 비주얼은 물론 '복수'라는 흥미진진한 소재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과연 예능 명가 MBC는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전작의 후광을 받지 못할 이 라인업이 어디까지 저력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해 진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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