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시터’ 논란마저 불식시킨 김용수PD 연출력

입력 2016-03-26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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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베이비시터’. 사진제공|KBS

KBS 2TV ‘베이비시터’ 연출자 김용수 PD가 드라마 종영 후에도 시청자의 뜨거운 신뢰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베이비시터’는 22일 종영했지만 공식홈페이지 게시판 등에는 시청자의 뜨거운 지지가 여저나다. 4부작 드라마는 3.1%→3.1%→3.2%→3.8%(닐슨코리아)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시청률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좌지우지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님을 새삼 알려줬다.

‘베이비시터’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시작한 탓에 기대 밖의 작품이었다. 월화드라마 ‘무림학교’가 방송사의 기대와 달리 저조한 성적에 머물면서 조기 종영해 ‘땜빵’ 형태로 급하게 편성됐다. 이미 후속작으로 ‘동네변호사 조들호’가 결정됐음에도 방송사는 MBC·SBS와 같은 날에 새 드라마로 경쟁하기 위해 ‘베이비시터’를 편성했다.

내용 면에서도 시간대와 어울리지 않았다. 유복한 집안에 여대생이 보모로 들어오면서 부부와의 사이에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19세 미만 관람불가 작품이었다. 자극적으로 불륜을 다루진 않았지만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가 1회부터 4회까지 이어졌다. 또 신인 신윤주의 연기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김 PD의 연출력은 이 같은 불리한 요소를 모두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PD는 2012년 ‘적도의 남자’에서 엄태웅의 ‘동공연기’를 연출해 주목을 받으면서 마니아 팬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후 ‘칼과 꽃’ ‘아이언맨’ ‘복면검사’ 등을 통해 확고한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로 입지를 다졌다.

실력은 ‘베이비시터’에서도 표현됐다. 사물의 패턴을 프레임으로 활용하거나, 화면의 색감이 미술품처럼 선명해 보는 즐거움을 줬다. 주인공의 감정이 극과 극으로 치닫는 순간에는 화면을 분할해 움직임을 살리고자 했다.

여기에는 드라마로서는 세계 최초로 4K UHD 시대에 어울리는 최첨단카메라(아리 알렉사 SXT 카메라)로 촬영한 효과를 톡톡히 본 영향도 크다. 이 카메라는 기존 아이맥스 영화제작에 사용되는 카메라(아리 알렉사 65)와 비슷한 사양이라, 선명한 화면의 색감과 톤을 표현하는데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또한 ‘적도의 남자’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박성진 음악감독이 가야금과 현악, 피아노 등 다양한 느낌의 배경음악으로 팽팽한 긴장감과 감정선을 조화롭게 버무리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김용수 PD의 연출력으로 악조건을 뛰어넘었다” “4부작으로 끝내기는 아깝다” 등의 안타까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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