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원종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NC와 한화의 매치업에서 가장 흥미를 끌 만한 장면은 원종현(29·NC)과 정현석(32·한화)의 맞대결이다. 정현석은 2014년 12월 위암 수술을 받고 지난해 중반 복귀해 잔잔한 감동을 안겨줬다.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둘의 맞대결은 많은 이들이 기대하는 명장면 중 하나다. 그러나 당장 이뤄지긴 쉽지 않다. 원종현은 복귀 준비 중이고, 정현석은 손목 통증으로 2군에 있기 때문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8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전에 앞서 대장암을 이겨내고 복귀 준비에 한창인 원종현의 얘기를 꺼냈다. 김 감독은 “(원종현의) 마음이 앞서면 안 된다.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며 “일단 전반기를 마치고 후반기에 돌아와 힘이 된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보겠다는 의미다.
원종현은 지난해 1월 스프링캠프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귀국길에 올랐고, 정밀검사 결과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불굴의 의지로 힘겨운 싸움을 이겨내고, 다시 공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18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시구자로 마운드에 섰다. 팬과 동료들은 돌아온 원종현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후 원종현은 마무리캠프와 올해 1차 전지훈련(미국 애리조나)까지 참가하며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복귀 의지가 강한 원종현이 혹여 무리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결국 김 감독은 원종현에겐 2차 전훈지 LA 대신 2군 캠프가 치러진 대만행을 지시했다. 1군 캠프 열외였다. 김 감독은 “원종현이 4월 초에 복귀하려고 하더라. 대만으로 가서 천천히 준비하라고 했더니 처음에는 섭섭해 하더라”고 회상하며 웃었다.
당시 김 감독은 원종현에게 “실전 경기에서 던져보고 상태를 점검하라”고 했다. 원종현은 지난달 9일 대만 타이중체육대학에서 SK(2군)를 상대로 첫 실전등판해 22구를 던졌다. NC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직구 최고구속은 146㎞까지 나왔다. 하지만 오래간만에 던진 탓인지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제구도 불안했다. 김 감독이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하라”고 강조한 이유다. NC 관계자는 “원종현은 고양(2군구장)에서 순조롭게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 몸 상태도 문제없다”고 전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