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든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 선발출전해 내야안타 2개를 때려냈다. 사진출처|볼티모어 오리올스페이스북
외야로 뻗어 나가지 못한 타구는 숙제
볼티모어 김현수(28)가 멀티히트를 때려내며 성공적인 빅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든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서 9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다. 그는 2회 1사 2루서 투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했고, 매니 마차도의 2점홈런 때 홈을 밟아 첫 득점에 성공했다. 4회에는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7회 1사 후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때려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볼티모어는 5-3으로 이겨 5연승을 달렸다.
김현수는 경기 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첫 경기여서 긴장됐고, 공을 맞추는 것에 집중했다”며 “다른 것보다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게 행복하다. 앞으로도 운이든, 아니든 팀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빅리그 첫 안타 공에 대해 “금고에 넣어서 아무도 가져가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김현수는 이날 해결해야 할 과제도 확인했다.
그는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때려내긴 했지만 3개의 타구가 모두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첫 안타는 코스가 좋았고, 두 번째 안타도 상대 유격수가 서두르는 바람에 행운의 내야안타가 됐다. 물론 잘 맞은 타구가 아웃이 되고, 땅볼도 안타가 될 수 있는 게 야구다. 김현수는 땅볼을 치고도 전력질주해 안타를 만들어내는 근성을 보여줬지만, 아직까지 타구를 외야로 날리지 못하며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김현수는 시범경기에서도 첫 안타를 내야안타로 기록했다. 땅볼타구가 대부분이었다. 외야로 날아가는 라이너성 타구는 하나도 없었다. 시범경기 후반 타구의 질이 좋아지려는 찰나 마이너리그행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왔고, 갑자기 경기 출장 기회도 잃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25인 로스터에는 남았지만 개막 후 줄곧 벤치를 지켰다.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조이 리카드가 펄펄 날면서 설 곳은 더 좁아졌다.
김현수는 주어지는 기회마다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다행히 첫 단추는 잘 꿰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야를 시원하게 가르는 라이너성 타구가 필요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