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홍길동’, ‘캡틴 아메리카’ 잡을까?

입력 2016-04-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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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은 5월4일 개봉하는 ‘탐정 홍길동’에서 비범한 홍길동 캐릭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다시 드러낸다. 사진제공|영화사비단길

■ 5월4일 개봉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시사회서 극찬


스릴·선과 악 액션 대결·휴머니즘…
이제훈, 그동안 숨어있던 진가 발휘
영화 속 비현실성 “감각적이다”호평
김성균·김하나 캐스팅도 신의 한 수


‘탐정’ 이제훈이 ‘영웅’ 캡틴 아메리카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 아직 대결 전이지만 팽팽한 승부를 기대해볼 만하다.

5월4일 개봉하는 이제훈 주연의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제작 영화사비단길)이 탁월한 완성도를 갖추면서 한 주 먼저 공개되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독주에 맞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토리와 스타일, 캐릭터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영리하고 감각적인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탐정 홍길동’은 지난해 4월 촬영을 마쳤다. 1년간의 후반작업을 거친 데다 한국영화에선 낯선 탐정물인 탓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하지만 개봉 전 열린 시사회를 통해 나오는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새로움을 넘어 기분 좋은 ‘충격’까지 안긴다. 할리우드 영화 ‘씬 시티’ 같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20∼30대 관객이라면 특히 반가울 수 있다.

‘탐정 홍길동’은 탐정극 특유의 긴장 넘치는 스토리를 갖췄다. 미스터리한 사건을 둘러싼 스릴, 선과 악이 대결하는 거친 액션, 휴머니즘과 그로부터 전해지는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 조성희 감독은 “고전 ‘홍길동전’에서 가져온 주인공을 통해 비뚤어진 세상을 고치려 하고, 아버지 세대와 자신을 구분 지으려는 영웅을 그리려 했다”고 밝혔다.

이제훈이 맡은 홍길동은 영화의 시작과 끝이다. 신경세포 손상으로 두려움과 공포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그는 어머니를 죽인 원수(박근형)를 찾아내 복수하려던 순간, 자신보다 먼저 움직인 모종의 세력을 감지한다. 사건 해결은 물론 영웅의 성장까지 담은 이야기다.

흥행 성적을 지켜봐야 하지만 이제훈은 이번 영화를 통해 자신의 대표작을 바꿀 가능성이 크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실 비범한 홍길동 캐릭터를 통해 한동안 정체됐던 자신의 진가를 다시 드러낸다.

이제훈은 “홍길동은 따뜻하지 않고 신념과 정의도 없는 탈 이념적인 인물”이라며 “약점이 많은 그 인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따라가는 매력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악역을 맡은 김성균, 원수의 두 손녀인 노정의, 김하나는 ‘신의 한 수’에 가까운 캐스팅으로 꼽을 만하다. 등장인물 누구에게도 시선을 떼기 어려운 점도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이다. 특히 연기가 처음인 초등학교 1학년생 김하나는 충무로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었다. 800만 관객을 모은 ‘과속스캔들’의 아역스타 왕석현을 잇는 ‘키드 신 스틸러’의 등장이다.

‘탐정 홍길동’의 흥행 성패는 영화가 선택한 새로운 스타일을 향한 관객의 ‘호불호’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분명 실사영화이지만 애니메이션을 섞은 듯한 분위기로 비현실성을 더했다. 서울대 미대 출신인 조성희 감독이 구축한 그만의 스타일이다. 일단 관객보다 먼저 작품을 확인한 영화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영화는 198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했지만 미술과 의상 표현은 시대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했다. 조성희 감독은 “만화적인 영화의 체험을 원했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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