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스포츠동아DB
박태환 “기회 온다면 붙잡고 싶다”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27·사진)이 제88회 동아수영대회 4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28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4일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100m에서 우승했다. 예선을 49초49로 마친 뒤 결승에서 48초91(대회신기록)에 터치패드를 찍어 자유형 전 종목을 석권했다. 모두 올림픽 A기준기록을 넘겼다. 이날 레이스를 끝으로 1년 5개월여 만의 복귀무대를 마친 박태환은 기자회견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동아올림픽’이란 생각으로 준비했다. 주어진 모든 걸 다 했다. 좋은 일이 있길 희망한다”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염원을 전했고, 동석한 노민상 감독은 큰 절과 함께 “선수가 마지막을 리우에서 불태울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 당당한 복귀!
2014년 11월 전국체육대회 출전을 끝으로 공식대회에서 모습을 감췄던 박태환의 컨디션은 문제가 없었다. 첫 종목이었던 25일 1500m에서 15분10초95로 대회신기록을 작성한 뒤 이튿날 200m에선 2% 아쉬운 1분46초31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그러나 27일 주 종목 400m에서 올 시즌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하는 3분44초26(대회신기록)에 골인한 데 이어 28일 100m에서도 나름 좋은 성과를 냈다. 노민상 감독은 “기록이 생각보다 덜 나왔지만 모든 힘을 다 쏟았다”고 칭찬했고, 아버지 박인호 씨도 “(아들이) 몸도 마음도 무거워 보였는데 잘해줬다”며 고마워했다. 박태환은 “훈련보다 심적 부담과 압박을 극복하는 것이 훨씬 고통스러웠다”며 쉽지 않았던 준비과정을 떠올렸다. 추후 훈련 스케줄은 이번 주말까지 휴식을 취한 뒤 결정할 계획이다.
● 미래는 아직…
2014인천아시안게임 직전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징계가 풀린 가운데 그는 국가대표 자격 회복을 기대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6일 1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금지약물 양성 선수는 징계 만료 후에도 3년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다’는 규정을 유지키로 했다. 리우올림픽 개막 D-100 기념행사(27일)에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는 이중처벌을 금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의지에 반하는 것으로, “(박태환 사태는) 국내문제”란 체육회의 설명에 대해 일각에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 좀더 적극적 행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최후의 방법일 뿐 최상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박태환은 “상황이 어떤 식으로 바뀔지 몰라도 회사(팀GMP)가 결정할 부분이다. 기회가 있다면 붙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 하는 박태환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