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곽진언, 우리가 그의 음악과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이유

입력 2016-05-12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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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률이 형, 적이 형 둘 다 좋아요. 두 사람 중에 굳이 고르라면 존박을 택하겠어요. 저는 소속사에서 아직 막내라서 모든 형들에게 잘 해야 해요.(웃음)”

가수 곽진언이 첫 정규 앨범 ‘나랑 갈래’를 발표했다. 지난 2014년 Mnet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 우승을 차지한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정식 데뷔했다. 자신의 이름 세 글자가 박힌 앨범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약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인터뷰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죠. 앨범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리기도 했고요. ‘슈스케’ 이후 벌써 2년이나 흘렀더라고요. 앨범 작업은 딱 1년이 걸렸어요. 조금 더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픈 마음에 작업 시간이 길어졌어요.”

데뷔 앨범을 발매한 곽진언은 이번 앨범 전곡에 참여했다. 원래 써놓은 곡들은 물론 리메이크곡의 편곡까지 혼자 다 해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MSG가 쏙 빠진 ‘유기농’ 같은 느낌이다. 어쿠스틱한 느낌이 앨범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수록된 총 10곡은 데뷔 앨범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앨범 전 과정에 참여했어요. 공연 때 많이 부른 곡들을 재편곡했죠. 혼자 기타들고 부르던 노래에 다양한 악기를 입히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공연은 느낌이 중요하지만 음원은 완성도가 높아야 하니까요. 느낌만 갖고 하려던 제 음악적 습관들이 작업하는데 있어 방해가 되더군요.”

앨범 준비기간이 길어진 만큼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많았다. 음악적 변화보다는 자신이 해온 음악적 스타일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노래로 담았고, 싱글이 아닌 정규앨범으로 완성됐다.

“제3자 입장에서 곡을 평가하기는 쉽잖아요. 근데 제가 만든 곡들은 판단하기 어려웠어요. 제가 노래를 오래한 건 아니지만 나름의 굳은살이 생겼더라고요. 아무리 바꾸려 해도 음악적 스타일이 잘 안 고쳐졌어요. 평소와 조금만 다르게 불러도 견디질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곡들을 평소 제 스타일 그대로 만들었어요.”


데뷔 앨범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그는 마치 부모가 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냥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에 만족해요. 완주한 느낌이랄까요. 제가 수동적인 사람인데 ‘프로듀싱을 혼자해서 이걸 다 끝내다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점수를 매기기는 좀 어려워요. 미우나 고우나 모두 자작곡이고 제 자식 같은 앨범이니까요. 누가 뭐라 한들 나 자신만큼은 이곡들을 미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특히 곽진언은 ‘슈스케’ 이후 김동률, 이적 등이 소속된 뮤직팜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곽진언의 뮤직팜 입성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제가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뮤직팜은 예전에 존박 형 기타세션 할 때부터 알던 회사였어요. 사무실 분위기도 좋고, 아티스트에게 음악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음악적으로 고민하거나, 소속사와 싸울 일이 없는 점이 좋아요. 무엇보다 존박 형이 회사에 잘 이야기 해줘서 고마움이 커요.”

뮤직팜의 대표 아티스트 김동률과 이적은 곽진언에게 큰 힘이 됐다. 작업 도중 진도가 안 나갈 때마다 멘토를 자처하며 응원과 조언으로 도움을 줬다.

“실용음악 전공생들에게 가수 김동률과 이적은 신적인 존재잖아요. 그 분들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는 것이 무한한 영광이죠. 평소에 너무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줘요. 두 사람이 스타일은 서로 다르지만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어요. 두 분 다 제게는 살아있는 교과서 같은 분들이죠. 배운 걸 토대로 제 음악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렇다면 곽진언이 추구하는 음악은 어떤 걸까. 거창하게 ‘누구처럼 되고 싶다’ 보다는 곽진언 자신만의 음악, 좋은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음악은 제게 참 고마운 존재죠. 원래 위로되는 음악을 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근데 오히려 제가 위로받고 싶어 하더라고요. 대중이 제 노래에 위로받고 공감해주면 좋겠어요. 음악은 어떻게 보면 제게 취미나 직업일 수 있지만, 중요한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음악을 통해 사람을 만나며 소통하고 힘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번 활동을 통해 곽진언은 다양한 무대에서 팬들을 만난다. 6월 단독 소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무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하는 공연인 만큼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보통 여자친구와 마주앉아 2시간 동안 가만히 있기 힘들잖아요. 마주 앉는다는 게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어요. 특히 관객들과 마주앉아 노래할 때 많은 위로를 받아요. 1년 만에 하는 공연이라 어색하긴 하지만 그만큼 철저히 준비하고 있어요.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울림 있는 무대를 보여드릴게요.”

곽진언은 첫 정규앨범 ‘나랑 갈래’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마지막까지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꿈으로만 여겨온 뮤지션 데뷔를 이뤄낸 곽진언의 음악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뮤직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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