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운터리셋·체인리액션 “코어&펑크 페스티벌, 다양성 알리고 싶었다”

입력 2016-05-24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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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리셋, 사진|위시본프로젝트

록 음악 시장의 쇠퇴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고, 국내에만 한정된 이야기도 아니다. 록음악 중에서도 '센 음악'으로 분류되는 메탈, 하드코어, 펑크 등이 처한 상황은 더더욱 좋지 않다.

이런 와중에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의 펑크 및 코어 밴드들이 각 지역의 로컬밴드와 함께 '투어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월드크로스보더 페스티벌 2016의 개최 소식은 그 과감성과 대범함 때문이라도 관심을 모은다.

위시본프로젝트 소속의 카운터리셋(COUNTER RESET), 체인리액션(CHAIN REACTION), 오버헤드(OVERHEAD)가 주축이 돼 진행하는 월드크로스보더 페스티벌 2016은 6월 3일부터 5일까지 부산, 광주, 서울에서 3일간 개최되며 도쿄 출신의 펑크밴드 퀵데드(QUICKDEAD)와 후쿠오카 출신의 록 밴드 니프(N.Y.F), 싱가폴 출신의 멜로코어밴드 이만즈리그(IMAN’S LEAGUE)가 투어에 동행한다.

여기에 부산에서는 부산 출신 올드스쿨 하드코어밴드 올아이해브(ALL I HAVE)와 펑크밴드 스톤드(STONED), 대구 출신 스케이트펑크 밴드 드링킹소년소녀합창단이 합류하며, 광주에서는 광주출신 스케이트펑크 밴드 베티애스(BETTY ASS)와 성인동요를 표방하는 어메이징비쥬얼(AMANZING VISUAL)이, 서울에서는 카나가와 출신의 돌스리얼라이즈(DOLLS REALIZE)가 함께한다.

단순히 3일간 출연하는 밴드의 수만 해도 12팀에 이르는, 요 근래 가장 큰 펑크&코어 페스티벌이 성사된 셈이다.

해당 장르의 마니아 입장에서는 더 없이 큰 축복이자 기쁨이 될 페스티벌이 분명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정작 해당 장르의 마니아 층이 그리 두껍지 않은 국내 밴드 시장에서 이런 대규모의 페스티벌을 개최한 것은 사실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공연을 2주 정도 앞준 5월 중순, 카운터리셋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최지훈과 체인리액션의 기타리스트 임무혁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이들은 "밴드씬의 다양성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페스티벌 기획의도를 밝혔다.

임무혁은 "이런 장르를 하는 밴드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흔히 '밴드'라고 하면, 무조건 '인디 밴드'라고 통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특정 장르에만 집중되고 다양한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있다는 걸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 같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최지훈은 "요즘은 밴드들도 소속사가 있고, 시스템의 지원을 받으면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인디'가 될 수 있나. 정말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또 펑크 밴드, 코어 밴드라고 다 무작정 소리를 지르는 음악을 하는 건 아니다. 쉽게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밴드도 많은데 사람들은 그런 걸 잘 모르더라"라고 덧붙였다.

확실한 기획 의도와 취지가 있는 만큼 월드크로스보더 페스티벌 2016은 당장의 수익을 위해 추진하는 페스티벌은 아니다. 임무혁은 "일단 손익분기점을 맞추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눈앞의 이익을 바라고 진행하는 페스티벌은 아님을 밝혔다.

대신에 이들은 좀 더 장기적인 눈으로 페스티벌을 바라보고 있었다. 임무혁은 "한국과 일본, 싱가폴의 밴드가 함께 투어를 진행하면서 아시아의 밴드들이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인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렇게 페스티벌을 진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커넥션이 생기고 점점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점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벌써 싱가폴의 이만즈리그는 나중에 싱가폴과 동남아 지역에서의 투어를 같이 진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렇게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라고 서서히 성과를 얻고 있음을 알렸다.

물론 모든 일이 계획대로 흘러간다면 애초에 힘들일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지금 펑크나 코어 계열 밴드들은 계획대로 일이 풀려도 전성기 시절의 인기를 회복할 수 있을 지가 의문일 정도로 비주류 장르로 밀려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장르를 고수하는 이유가 궁금해 졌다. 90년대 말 친구끼리 메탈 밴드를 결성한 것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현재까지 펑크 밴드 카운터리셋을 이끌고 있는 최지훈은 "좋으니까"라고 간단하고,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최지훈은 "나이가 들면 블루스, 재즈 이런 음악이 좋아진다고 하는데 난 아닌 거 같다. 가끔 듣거나 연주하면 재밌긴 하는데, 아직 이런 음악이 좋다"라고 애정을 드러냈고, 임무혁은 "이 형은 밴드씬의 화석이다"라고 농담을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즉 거창하고 원대한 포부도 있겠지만, 결국 그 근원은 이 씬을 좋아하고, 애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월드크로스보더 페스티벌 2016은 밴드씬의 여러 모습을 함께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과, 또 앞으로 좋아하게 될 '락스피릿'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페스티벌인 셈이다.

"페스티벌 형식으로 한 번에 여러 팀들을 볼 수도 있고, 또 3일간 우리와 같이 버스를 타고 투어를 도는 패키지 티켓도 있어, 재미있는 페스티벌이 될 거다"라고 말하던 최지훈과 임무혁은 "모르고 지나쳤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고 이번에 많이 참여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월드크로스보더 페스티벌 2016은 3일 부산 경성대 부경대역 인근 라이브클럽 리얼라이즈(REALIZE), 4일 광주 문화의 전당 인근 라이브 스페이스 보헤미안(BOHEMIAN), 5일 서울 합정역 인근 드림홀(DREAM HALL)에서 개최된다.

티켓은 패션브랜드 빅팀샵에서 판매되며, 선착순 10명을 대상으로 3일동안 밴드 멤버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투어를 하는 패키지 티켓을 판매한다.

체인리액션, 사진|위시본프로젝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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