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시즌 165G 페이스? 한화 비효율 경기시간

입력 2016-05-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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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한화 평균 경기시간 3시간40분 최장
가장 짧은 SK와 비교하면 28분 차이
한 시즌 환산하면 165G 치르는 셈
잦은 투수교체→피로 증가 ‘악순환’


한화는 23일까지 11승1무29패(승률 0.257)를 기록하며 최하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경기력이다. 팀타율(0.266), 팀방어율(6.88), 팀실책(46), 팀도루(22) 등 공·수·주 대부분 지표에서 꼴찌에 머물고 있다. 그것도 다른 팀과 비교 불가일 정도다. 그러다보니 팀득점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00점대(185)에 머물고 있고, 팀실점은 유일하게 300점대(310)를 넘어섰다. NC(173실점), 두산(178실점) 등과 비교하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 3시간 40분…압도적 한화의 경기시간

부진 이유는 하나 둘이 아니다. 직접적으로 확인되는 공·수·주의 경기력 수치 외에 또 다른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로 경기 시간이다. 한화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경기시간이 가장 길다. 그것도 비교 불가다. 23일까지 집계한 결과, 한화는 시즌 41경기를 치른 가운데 연장전 포함 총경기시간이 무려 9021분(150시간21분)이나 됐다. 평균경기시간은 3시간40분.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긴 LG도 3시간29분(연장전 포함)이다. 다시 말해 9개 구단은 모두 연장전을 포함해 평균 3시간20분대 이내에 경기를 끝내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정규이닝(9이닝)까지만 따져도 3시간30분을 넘긴 3시간33분을 기록하고 있다.



SK보다 한 시즌 21경기 더 치르는 셈

올 시즌 경기시간이 가장 짧은 팀은 SK로, 연장전 포함 3시간12분(정규이닝 3시간8분)이다. 한화와 무려 28분 차이가 난다. 쉽게 말해 2경기를 하면 한화가 약 1시간 더 오래 경기를 한다는 뜻이다. SK는 43경기를 소화하면서 8261분(137시간41분)이 소요됐다. SK가 한화와 같은 경기수(41경기)를 치렀다고 보면, 양 팀 경기시간 차이는 1148분(19시간8분)이다. SK 평균경기시간 3시간12분짜리 경기를 대입하면 한화는 현 시점에서 SK보다 이미 6경기(5.98경기)나 더 많이 치른 셈이다. 다시 말해 SK가 KBO리그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를 때, 한화는 이보다 21경기 더 많은 165경기를 소화하는 꼴이다. 메이저리그 팀당 한 시즌 경기수가 162경기다.


잦은 투수교체→야수 피로 증가→부진 ‘악순환’

경기시간이 길면 경기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가뜩이나 약한 한화의 경기력인데, 악순환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 감독을 지낸 모 해설위원은 “야구선수에게 체력소모가 가장 심한 것이 그라운드에 오래 서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도 오지 않는 상황에서 우두커니 서 있으면 더 힘들다. 그러다보면 어쩌다 공이 올 때 실책을 하게 되고, 투수는 더 많은 실점을 하게 된다. 수비가 길어지기 때문에 공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힘들다. 체력이 있어야 집중력이 생기고, 집중력이 있어야 수비든 타격이든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잦은 투수교체도 경기를 길어지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23일까지 41경기를 치르면서 총 217명을 마운드에 올렸다. 경기당 평균 등판투수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명대(5.29명)다. KIA(3.68명)는 물론 넥센(3.95)과 두산(3.98) 등은 4명이 채 되지 않는다. 또 투수교체도 이닝 교대 시간이 아니라 이닝 도중에 많이 해 경기시간은 더 늘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 야수들은 그라운드에 더 오래 서 있게 된다. 야구를 못하니 경기시간이 길어지고, 경기시간이 늘어나니 야구를 더 못하는 악순환이다. 한화의 경기시간은 한마디로 ‘극단적 비효율’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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