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메오네의 아쉬움 “준우승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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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레티코 마드리드 시메오네 감독.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AT 마드리드, PK·승부차기 실축으로 패배
UEFA 챔스리그 씁쓸한 통산 3번째 준우승

2년 전 아픔을 되갚겠다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의 꿈은 끝내 수포로 돌아갔다. 멋진 설욕을 다짐했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준우승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는 말로 패배의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AT.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마드리드 더비’로 벌어진 레알 마드리드(R.마드리드)와의 2015∼201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좌절을 맛봤다.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빅이어’를 품으려던 AT.마드리드는 지역 라이벌 R.마드리드 선수단의 통산 11번째 우승 세리머니를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2년 전 과거를 다시 떠오르게 할 만큼 안타까운 패배였다. AT.마드리드는 R.마드리드와의 2013∼20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1-4로 패했다. 스코어상으로는 완패였지만, 내용상으로는 다 잡았던 경기를 내준 것이었다. 1-0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던 AT.마드리드는 후반 추가시간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준 뒤 그 충격 탓에 연장에서만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올해의 패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 페널티킥(PK) 실축에 이어 승부차기에서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전반 15분 라모스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던 AT.마드리드는 후반 초반 페르난도 토레스가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반칙을 얻어 PK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앙투안 그리즈만의 왼발 슛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후반 34분 야닉 카라스코의 동점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긴 했지만, 그리즈만의 PK가 성공했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었다.

더 뼈아픈 것은 그리즈만의 실축에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후안프란의 실수가 나왔고, 이것이 패배의 결정적 이유가 된 점이다. R.마드리드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3번째 키커까지 모두 성공한 뒤 R.마드리드 4번째 키커 라모스도 골을 넣었지만 이어 등장한 후안프란의 킥은 왼쪽 골대를 때리고 말았다. 승부의 추가 기운 가운데 5번째 키커로 나선 R.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슛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어 AT.마드리드는 정상 문턱에서 또다시 주저앉았다.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렸던 AT.마드리드는 1973∼1974시즌과 2013∼2014시즌에 이어 통산 3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통산 11번째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R.마드리드와 비교해 더 초라하게 느껴지는 준우승이다. 시메오네 감독은 “멀리 이탈리아까지 원정을 와 응원해준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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