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정수민. 마산|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7이닝 3K 무실점…데뷔 첫 퀄리티스타트
정수민 “부상으로 빠진 해커만큼 던질것”
NC 우완투수 정수민(사진)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8번)에 NC에 지명된 새내기다. 그러나 야구 경력은 결코 짧지 않다. 2008년 메이저리그(ML)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다. 단 한 번도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3년 방출됐지만, 야구에 대한 정수민의 열정까지 식히진 못했다. 현역 병사로 복무하며 군 문제를 해결했고, 정수민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NC가 그를 품에 안았다.
선발 기회도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NC는 에릭 해커의 팔꿈치 부상, 이태양의 부진으로 선발진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수민은 지난달 19일 고척 넥센전에서 데뷔 첫 선발등판에 나섰고, 5.1이닝 1실점의 호투로 감격적인 첫 승을 따냈다. “밑질 게 없다. 편하게 던지면 된다”던 NC 김경문 감독을 머쓱하게 만든 호투였다. 직구와 포크볼의 2개 구종만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최고구속 149km의 빠른 공과 포크볼이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에 따른 우려도 있었지만, 정수민에겐 이를 상쇄할 강력한 직구가 있었다.
정수민에게 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홈경기는 중요한 시험대였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26일 마산 SK전에서 4.1이닝 동안 9안타(1홈런) 3사사구 3삼진 3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선발 한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기복 없는 꾸준한 투구를 보여줘야 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정수민은 7이닝 동안 2안타 1볼넷 7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이날 정수민은 최고구속 147km의 직구(43개)와 포크볼(46개)을 주로 던졌고, 커브(3개)와 슬라이더(1개)도 섞었다. 투구수 93개 중 스트라이크는 60개였다. 특히 6회초 1사 후 임병욱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는 완벽투를 선보였고,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투수가 6이닝을 3실점 이내로 막아내는 것)에 개인 한경기 최다이닝(종전 5.1이닝)까지 경신하며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정수민은 “해커를 대신해 던지고 있기 때문에, 해커만큼 던지려고 했다. 계속 마운드에 오르다 보니 편안하다”며 “포수 (김)태군이 형이 믿고 던지라고 말해준다. 태군이 형과 야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은 “정수민이 기대 이상으로 긴 이닝을 던져줬다”며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칭찬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