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양상문 감독-9번 이병규(오른쪽). 스포츠동아DB
“자세히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유광점퍼를 입고 구장을 찾는 어린이 팬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우승을 한 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언제까지 5∼6위에 머물러야 합니까.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LG 양상문 감독이 논란이 되고 있는 ‘9번’ 이병규(42)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양 감독은 지난해 리빌딩을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팀 최고참인 이병규에 대한 칼을 빼들었다. 이로 인해 이병규는 1군보다는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1군에 있더라도 선발 출장보다는 주로 대타로 기용됐다. 지난 시즌 그가 뛴 게임수는 54경기에 불과했다. 성적도 타율 0.219, 1홈런, 9타점으로 저조했다. 올 시즌부터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됐다. 1군 스프링캠프에 함께 하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지만 4월1일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1군에 등록된 적이 없다.
문제는 이병규는 현재 2군에서 타율 4할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퓨처스리그의 특성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빼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그를 1군에 부르지 않는 양 감독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양 감독은 이병규에 대해 확답을 하진 않았다. 그러나 2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지금 유광점퍼를 입고 있는 여섯 살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우승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승할 수 있는 강팀을 만들어야한다. 지금 내 머릿속에는 그것밖에 없다. 그게 감독으로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LG는 오랫동안 정체된 팀이었다. 베테랑들의 실력이 워낙 빼어나 세대교체가 더디게 이뤄졌다. 팀으로서는 건강한 일이 아니다. 젊은 선수들이 밑에서 치고 올라와야만 내부경쟁이 되면서 상호 발전이 이뤄지고, 선수층이 두꺼워지면서 강팀이 될 수 있다. 양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고 ‘리빌딩’에 초점을 맞췄다. 그 과정에서 정주현 채은성 유강남 등을 발굴해냈다. 양 감독은 “당장 어려움이 있더라도 (팀을) 만들어가야 한다. 더 이상 팬과 선수들이 힘든 야구를 해서는 안 된다. 감독으로 있는 동안 (그런 과정을) 만들어놓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자세히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이병규 1군 콜업 계획에 대해서는) 이 말로 끝내겠다”고 말했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