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투수 리드·도루 저지 돋보인 수비
‘양의지·최재훈 공백’ 수준급 대체


두산이 자랑하는 화수분 야구의 정점은 안방마님 포수다. 리그에 두산 포수 출신 감독만 3명(NC 김경문·kt 조범현·두산 김태형)이다. 진갑용, 홍성흔(두산)도 두산 출신 포수로 국가대표팀에서 안방을 지켰다.

두산은 2일 NC전 주전포수 양의지가 베이스러닝 도중 발목 부상을 당했다. 당장 1위를 질주하고 있던 두산이 만난 첫 번째 위기라는 진단이 나왔다.

양의지는 타선에서는 중심타선, 수비에서는 리그 정상급 투수리드와 도루 저지 능력을 갖췄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 양쪽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다. 그러나 양의지가 그라운드를 비운 20여일 두산은 변함없이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중심에는 두 번째 포수 박세혁(26)이 있다.

공격지표는 양의지와 아직 비교가 되지 않는다. 박세혁은 21일 잠실 kt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4회 2점)을 때려냈지만, 전날까지 77타수 13안타 타율 0.169에 그쳤다. 그러나 35경기에서 기록한 타점이 9개다. 찬스에는 강했다.

수비에서는 도루저지율 0.333을 기록했다. 12번의 도루 시도 중 6번을 잡았다. 양의지가 30번 도루 시도에서 8번을(저지율 0.205) 막은 것과 비교해도 준수하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섬세한 투수 리드다. 김태형 감독은 21일 부상에서 돌아온 양의지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그러나 이날 kt전 선발 출전 포수는 박세혁이다. 김 감독은 “양의지는 아직 경기감각 회복이 필요하다. 박세혁이 그동안 정말 잘해줬다. 포수로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었던 친구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1군을 비운 사이에 경험이라는 매우 값진 소득을 얻었다”고 말했다. 두산은 주전급 백업 포수 최재훈이 5월 왼쪽 유구골 골절로 이탈했다. 그러나 그 사이 또 한명의 수준급 포수 박세혁을 찾았다. ‘포수 왕국’에 균열은 없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