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박용택은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타선을 채우기만 하는 게 아니다. 3경기 만에 나선 21일 문학 SK전에서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이날 KBO리그 역대 10번째로 1000득점에도 성공했다. 아픔을 참고 만들어낸 결과여서 더 의미 있었다.
그러나 박용택은 고개를 저었다.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돈을 받고 있다. 내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며 “헤드샷은 심리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내 스스로 (타석에서의 공포를) 극복하면 된다. 타격도 마찬가지다. 김무관 타격코치님께서 ‘타자는 50%의 몸만 되면 뛸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못할 정도가 아니다. 할 만한 상태다. 괜찮다”고 남다른 책임감을 드러냈다.
물론 타격할 때 불편함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용택은 “아무래도 팔을 들어올리기 힘들어서 힘들긴 한데 그동안 워낙 여러 가지 타격폼으로 해 와서 이럴 때 어떻게 쳐야 하는지 안다”고 말했다. 그가 쉴 수 없는 이유는 딱 하나 팀 때문이었다.
최근 LG는 임훈, 오지환, 유강남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용택마저 빠지면서 지난주에는 1승4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아직까지 5강권에 있지만 더 이상 패수가 쌓이면 이마저도 장담하지 못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위기를 극복할 힘은 경험이다. 어느 때보다 베테랑들의 노하우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중심에 박용택이 서있다. 그가 아파도 꿋꿋하게 그라운드에 나가는 이유다.
문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