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PD는 화수분…왜?

입력 2016-07-0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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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한 KBS 드라마 ‘백희가 돌아왔다’ 포스터. 사진제공|KBS

단막극 제작이 신입PD 연출 기회
다양한 감각·아이디어 경험 축적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백희가 돌아왔다’(사진)의 성공은 ‘운빨’이 아니다. 현재 방송 중인 월화드라마 ‘뷰티풀 마인드’의 촬영 시간을 벌기 위해 ‘땜방’ 편성됐지만, 주먹구구로 준비한 작품이 결코 아니다. 앞서 2014년 ‘액자가 된 소녀’는 할아버지가 액자 속 손녀 사진에서 환청을 들으며 살아가는 판타지 드라마로 당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모두 KBS가 MBC나 SBS와 달리 꾸준하게 단막극을 제작하며 쌓아온 노하우 덕분이다.

KBS가 다시 본격적인 단막극 제작 및 방송에 나선다. 7월부터 리우올림픽 기간에 맞춰 매주 토요일 밤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10편의 단막극을 선보인다. 2010년부터 시작해 일곱 번째 시즌이다.

이를 통해 신입 PD들의 실력도 공개한다. 장편드라마를 맡기에는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 하는 PD들이 분량면에서 다소 부담이 덜한 단막극으로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을 선보이게 된다. 특히 미니시리즈로는 불가능한, 독특하고 다양한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데서 PD들 역시 도전을 즐긴다.

‘백희가 돌아왔다’의 성공 이후 KBS 내부에선 단막극 제작 분위기가 더욱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실제로 신입 PD들에게 연출하고자 하는 작품이 있을 때에는 기획안을 통해 주저 없이 의견을 제시하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베테랑 PD보다 실력은 떨어지더라도, 감각과 아이디어로는 더 다채로운 시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막극에 대한 애정과 노력은 실력 있는 연출자의 산실이 되기도 한다. 6월30일 종영한 ‘국수의 신’ 김종연 PD와 ‘뷰티풀 마인드’의 모완일 PD는 다수의 단막극을 통해 실력을 쌓은 뒤 첫 장편 연출작을 갖게 됐다. 6일 첫 방송하는 ‘함부로 애틋하게’의 박현석 PD 역시 6편의 단막극을 연출한 경험자다. 케이블채널 tvN ‘또 오해영’의 송현욱 PD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SBS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PD 역시 단막극으로 자신의 기반을 마련했다.

KBS 드라마국의 한 관계자는 “단막극은 짧지만 굵다. 연출자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색깔을 대중에 알리는 데 유리하다”며 “단막극은 PD를 양산하기 위한 첫 단계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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