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동상이몽’, ‘불신’·‘불통’만 남기고 떠난다

입력 2016-07-04 18: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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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불신’·‘불통’만 남기고 떠난다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가 약 1년 3개월 만에 폐지된다. 지난 2월 폐지된 ‘힐링캠프’의 바통을 이어받은 지 약 5개월 만에 새 프로그램에게 다시 자리를 내준다.

SBS 측은 4일 동아닷컴에 “ ‘동상이몽’이 시즌2를 기약하며 18일 종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즌2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그저 제작진의 바람일 수도 있다. 후속 프로그램도 결정되지 않았다. 폐지만 고지했다.

그렇다면 ‘동상이몽’이 남긴 것은 무엇일까. ‘동상이몽’은 사춘기 자녀와 부모가 갈등의 원인을 찾아 화해를 모색하는 과정을 담아 10대 청소년들과 부모세대 간에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가족 예능으로 시작했다. 각각 아들을 둔 아버지이자 MC인 유재석과 김구라의 호흡도 프로그램의 좋은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고정 패널인 서장훈과 수많은 게스트의 진심 어린 조언은 ‘동상이몽’이 그리는 참 방향을 그리는 듯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동상이몽’은 소통과 웃음, 그리고 감동이라는 프로그램 취지와 달리 점점 시청자의 불신만 쌓아갔다. 특히 조작 방송 의혹은 종영을 앞둔 ‘동상이몽’의 가장 큰 불명예다. ‘동상이몽’은 지난해 7월 딸에게 과도하게 스킨십 하는 아버지의 사연을 방송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결국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명과 사과문을 게재했고, 두 MC 역시 방송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또 지난 21일에는 제작진이 ‘현대판 콩쥐 팥쥐’ 편의 사연자를 사칭한 누리꾼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제작진은 더는 참을 수 없어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입장이지만, 해당 편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여기에 출연자 중 일부가 ‘일진’이라는 지적도 있었고, 쇼핑몰 운영자와 인터넷방송 BJ 등의 출연을 두고 홍보 방송 논란도 일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구체적인 해명이나 사과하지 않았다.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침묵할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제작진의 ‘불통’(不通)은 결국 ‘동상이몽’ 폐지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한 방송관계자는 “‘동상이몽’ 제작진의 소통 방식에 문제가 많다. 당장 공식 홈페이지만 하더라도 시청자 의견을 게시하는 공간조차 없다. 악성 댓글 등으로부터 일반인 출연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비슷한 포맷인 ‘안녕하세요’도 시청자 게시판(비공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시즌2를 기약한다면, 사연자와 그 가족 간의 소통 못지않게 시청자와 프로그램 간의 소통도 중요함을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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