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인천 쇄신안, 비전이 없잖아

입력 2016-07-06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올 시즌 홈경기에서 승리한 뒤 서포터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임금체불로 인한 소송 등 여러 고초를 겪었던 인천은 구단 쇄신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선수들 체불임금 올해 모두 지급
다양한 정책 불구 실효성은 의문
시 의존 위한 혁신추진단 우려도

올 시즌 개막 이후 임금체불 등 각종 고초를 겪었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쇄신책을 발표하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인천은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단 운영 쇄신안을 밝혔다. 올해 안에 체불된 임금을 해소하고, 구단의 부채도 갚아나가는 등 재정 안정을 도모해 팀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혁신추진단을 구성해 중장기 재정 로드맵을 마련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팀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체불임금은 올해 모두 지급

인천은 쇄신을 위해 체불임금 등 재정적 문제를 가감 없이 공개했다. 인천은 조만간 시로부터 46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받는다. 올해 초 소송을 제기한 선수들의 체불된 수당을 연내로 모두 지급할 수 있게 됐다.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밀린 임금을 줄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됐다. 또 일부 외국인선수들에게 미지급된 연봉 등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분할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인천 박영복 대표이사는 “올해 안으로 체불된 선수들의 임금 부분은 모두 해소가 가능하게 됐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임원에게 불필요하게 지급됐던 월급은 환수 조치했고, 이른바 ‘카드깡’을 통해 공금을 유용했던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단속도 실시하고 있다.

구단 정상 운영이 제1의 과제

박 대표이사는 “지금 구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적 운영이다. 그 다음은 팀이 강등권을 벗어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모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를 재정 안정화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로 정했다. 지난달까지 구단 부채는 91억원이다. 향후 4년간 이를 ‘제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소수정예의 강소구단을 만들고, 조직체계를 슬림화하는 등 변화를 예고했다. 이어 2021년부터 재정 자립도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다. 구체적 방안 모색을 위해 시 관계 공무원, 시의원, 시 체육회와 축구협회,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추진단을 이달 내로 구성한다.

구체적 청사진이 아쉬운 쇄신안

인천은 올해부터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 선수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올해 38명이던 선수단 규모를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30명 정도로 줄이기로 했다. 이럴 경우 R리그(2군리그)에 출전할 선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인천은 산하 유소년팀인 대건고 선수들을 R리그에 대거 활용하는 등 선수단 인건비를 줄이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쇄신책이 발표됐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점도 제기됐다. 구단의 재정자립도와 안정적 운영을 이끌어내기 위한 실질적 대책은 다소 부족했다. 박 대표이사는 “이달 출범할 혁신추진단과의 논의를 통해 좀더 실질적 방안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혁신추진단이 단순히 시의 도움을 더 받기 위한 기구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불식시키지는 못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