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LG트윈스
이 같은 논란은 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SK 경기에서 시작됐다. 이날 선발로 나온 SK 메릴 켈리는 8회초 연습투구 과정에서 급작스레 오른쪽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SK 덕아웃은 켈리의 교체를 요구했지만 주심이 이를 거부하며 문제가 커졌다. 야구규칙에 따르면, 투수가 부상을 입은 경우 투구를 하지 않더라도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심판진은 룰을 잘못 이해했고, 결국 경기가 8분간 중단되는 촌극을 빚었다.
논란은 전반기 마지막 주말 3연전까지 이어졌다. 9일 사직구장에선 LG 최정우 수석코치가 9회말 롯데 문규현의 타석 때 주심의 포수 타격방해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다 퇴장조치를 받았다. 감독이 아닌 수석코치의 퇴장은 이례적인 일. 같은 날 대전과 잠실 역시 마찬가지였다. 9회말 한화 이용규가 자신의 왼발이 타석 밖으로 나간 채 번트를 댔는데 이를 두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규정상 아웃이라며 항의에 나섰다. 그러나 심판 합의판정 대상이 아니었던 이 판단은 결국 번복되지 않았다. 잠실에선 두산 투수 이현승이 9회초 3루주자였던 KIA 김주찬의 홈스틸 시도 때 보크를 범했지만 이를 잡아낸 심판은 아무도 없었다. KIA 김기태 감독의 어필 역시 무위에 그쳤다. 앞선 사례를 포함해 최근 발생한 판정 논란들은 모두 경기 막판 박빙의 승부에서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장 1승이 급한 감독들로선 쉽게 눈 감고 넘어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책임 소재는 정확한 판정을 내리지 못하는 심판진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특히 야구규칙에 명시된 기본적인 룰을 잘못 적용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불신은 더욱 커져가는 상황이다. KBO는 후반기부터 자체 합의판독 시스템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그보다 우선돼야할 것은 심판진 스스로 신뢰를 쌓는 일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