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올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송광민(33·사진)의 존재 때문이다. 송광민은 2015시즌에도 유력한 주전 3루수 후보였다. 그러나 8경기에만 출전한 뒤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8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했다. 뼈 사이의 신경을 옮기는 수술도 병행했다. 1월 서산 2군구장에서 훈련할 때만 해도 빠른 복귀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를 3루수로 쓸 생각까지 했을 정도다. 김 감독은 신성현을 개막전 주전 3루수로 기용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송광민의 합류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다. 4월23일 잠실에서 두산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뒤부터 꾸준히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더욱 그렇다. 58경기에서 타율 0.342(225타수77안타), 13홈런, 45타점을 기록했다. 2009년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14개)을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다.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면서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3할대 중반의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팀의 3번타자 3루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3번타자로 나서 타율 0.326(132타수43안타), 7홈런, 30타점을 기록하며 타순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4번타자 김태균이 버티고 있으니 송광민을 쉽게 거를 수도 없다. 특히 7회 이후 타율 0.379(66타수25안타), 5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경기 후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좌투수(상대타율 0.435), 우투수(0.315), 언더투수(0.344)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도 돋보인다.
수비에서도 깔끔한 쇼트바운드 처리는 기본이다. 다이빙 캐치로 어려운 타구를 건져 올리는 장면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수비가 불안하다는 평가를 스스로 지우고 있다. 지난해 3루수와 좌익수를 오가며 혼란을 겪었지만, 본래의 포지션에 정착하니 마음이 편할 수밖에 없다.
송광민은 지난해 수술을 마친 뒤 “1년 내내 아프네요”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올 시즌 활약은 지난 아쉬움을 모두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그는 “4∼5번 타순에 연결해주려고 노력한다.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 기회가 왔을 때 노리는 공이 들어오면 최대한 강하게 스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