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전북, 2부팀 부천에 당했다

입력 2016-07-14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FC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클래식(1부리그) 개막 이후 19경기 무패행진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현대를 3-2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승리한 부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FC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클래식(1부리그) 개막 이후 19경기 무패행진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전북현대를 3-2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다. 승리한 부천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FA컵 8강전 2-3 역전패…클래식 1위 전북, 부천 역습작전에 4강 좌절

부천 이효균·이학민·바그닝요 골
2부 팀 첫 FA컵 4강 대이변 연출
최강희감독 “잘 졌다, 홀가분하다”

다윗이 골리앗을 잡았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FC가 1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클래식(1부리그) 선두 전북현대를 3-2로 꺾고 4강에 오르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1부리그 소속이 아닌 하위리그 팀이 FA컵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2008년 내셔널리그 국민은행 이후 8년만이고, 챌린지 클럽의 4강행은 사상 처음이다.

1-1 동점이던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부천 이학민이 전북 수비수 2명을 따돌리며 드리블 돌파를 하다 낮게 깔린 슛으로 전북 골망을 흔들었다. 챌린지 팀의 사상 첫 FA컵 4강 진출을 예감케 하는 골이었다. 부천은 후반 45분 바그닝요의 추가골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8분이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에 전북 레오나르도에게 페널티킥으로 실점했지만, 남은 시간을 잘 버텼다.

5월 포항 스틸러스와의 32강전 2-0 승리에 이어 또 다시 적지에서 골리앗을 잡은 부천 송선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열정과 의지, 팀워크가 빚어낸 결과다. 난 정말 ‘행복한 지도자’라는 말을 하고 싶다. 잘 싸워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랜 시간 ‘패배를 잊은’ 전북의 우세가 예상된 승부였다. 올 시즌 정규리그 19경기에서 무패행진(10승9무)을 달려왔다. 반면 부천은 8강에 오른 팀들 중 유일하게 하위리그에 속해 있었다. 20경기를 소화하기까지 챌린지 4위로 선전하고 있지만, 객관적 전력상 홈팀의 벽을 넘어서기는 버거워 보였다.

초반 분위기는 예상대로였다. 전북은 전반 25분 이주용의 슛이 빗맞고 흐르자 김신욱이 헤딩골로 연결해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전북 수비진의 실책이 나왔다. 전반 36분 부천 김영남의 중거리 슛이 전북 수비수 2명을 잇달아 맞고 굴절돼 문전으로 흘렀다. 이를 이효균이 침착하게 동점골로 만들었다.

후반 들어 승부수를 먼저 띄운 쪽은 전북이었다. 후반 초반 김보경과 레오나르도를 동시에 투입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생각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장윤호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전북은 수적열세에 몰렸고, 결국 2실점했다. 유효 슛 10대6, 코너킥 8대1로 부천을 압도했음에도 전북은 철저히 ‘카운트어택’ 전략으로 일관한 부천에 일격을 맞았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차라리 잘 졌다고 하고 싶다. 홀가분하게 정규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매진하게 됐다. 실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제자들을 위로했다.

한편 울산현대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또 다른 8강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4-1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FC서울은 전남 드래곤즈와 연장까지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고, 수원삼성은 성남FC와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역시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