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웨이드 “꾸며진 무대는 없다 가장 멋진 노래를 크게 연주할 뿐”

입력 2016-07-20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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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스컴이엔티

밴드 스웨이드가 3년만에 다시 펜타포트 무대를 찾는다.

스웨이드는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2016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12일 금요일 헤드라이너에 이름을 올리며 2013년에 이어 또 한 번의 아름다운 인천의 밤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스웨이드는 지난 1월 새 앨범 'Night Thoughts'을 발매해 이번 무대는 새 앨범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에 스웨이드의 베이시스트 맷 오스만(Mat Osman)은 세 번째 내한 공연이자 두 번째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무대를 앞두고 있는 소감과 새 앨범의 이야기를 한국 팬들에게 전해왔다.

이하 맷 오스만과의 일문일답

-2013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후에 3년만에 공연이다. 다시 찾은 소감은?

맷: 여러분들의 열정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번 공연이 우리의 또 다른 최고의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한 공연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맷: 환상적이다. (한국은) 우리가 오랜 시간 동안 가보지 못했던 나라들 중 하나였는데, 더 빨리 한국에 왔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에 산이 배경으로 있는 한국의 한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했었다. 우리가 공연하러 갔던 날에 비가 왔는데, 비가 엄청 와서 무대 옆에 있던 계곡은 물이 차올라 길까지 물이 넘칠 정도였다.

(퍼붓는 비 때문에) 페스티벌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추위에 떨고 비에 홀딱 젖은 생쥐 꼴이었지만, 그날 공연은 우리에게 그 해 스웨이드의 모든 공연을 통틀어 단연코 최고의 공연이었다. 관객들은 정말 미친 듯이 열정적이었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었다. 꼭 한국 관객들에게 받았던 애정 어린 환영만큼이나 멋졌던 공연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을 방문하면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는지?

맷: 물론 있다. 먼저 음식. 요즘 런던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다. 이제 진짜 한국 음식을 먹어볼 차례다

-올 해 초 7집 앨범 'Night Thoughts'를 발표했다. 지난 앨범인 'Bloodsports'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지만 이번 앨범은 완벽하게 전성기 시절로 다시 돌아 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감은?

맷: 되도록이면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새 음악으로 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훨씬 좋다. 이번 작품은 지금까지 우리가 해왔던 모든 것들을 통틀어서 보다 (모든 트랙이) 음악적으로 연결된 앨범인 동시에 스웨이드 초기 사운드와 지금을 이어주는 메아리 같은 트랙들도 담겨 있는 앨범이기도 하다.

-'Night Thoughts'는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맷: 되도록이면 과거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새 음악으로 우리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 훨씬 좋다. 내 생각에 지난 스웨이드의 25년처럼 야심차고 흥미진진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밴드가 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갖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한다.

-'Night Thoughts'는 각각의 곡들이 진행될 때 마다 선명한 이미지가 남는다. 곡들의 진행을 보아도 각각의 곡들의 마지막 부분과 시작 부분이 연결되는 진행 방식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앨범을 처음 구상할 때 어떤 의도를 가지고 구상 했는지?

맷: 이번 앨범은 하나의 큰 컨셉 아래 가족, 피해망상, 인생의 순환, 탄생과 죽음, 상실과 늙어감과 같은 인생의 많은 테마가 담겨있는 셈이다. 특히 브렛이 처음으로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감정들이 많이 반영됐다. 스웨이드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를 둘러 싼 세상을 반영해왔고, 그렇게 커다란 사건이 그의 음악이나 곡을 쓰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이번 앨범을 들을 때 하나의 긴 트랙으로 느끼기를 바란다. 앨범에 담긴 트랙들은 서로 조금씩 번지면서 결국 모든 트랙이 자연스러운 접점을 형성해나가게 되는 것이다.

-이번 'Night Thoughts' 은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세상에 홀로 존재한다는 어른의 공포'에 영감을 받았다고 얘기했다. '어른의 공포'는 무엇인가?

맷: 문득, 한 부모로서 두려움과 질문들이 커져나가는 어두운 새벽 3시를 생각해보라. 세상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폭력과 상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같은 것들 말이다. 바로 여기엔 이 세상의 거대함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고 느끼는 무기력함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번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꼭 먼저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Night Thoughts 수록곡이 있다면?

맷: ‘Outsiders’를 꼭 들어보라고 하고 싶다.

‘Outsiders’는 사실 브렛의 부모님에 대한 노래이다. 브렛은 우연히 그의 부모님이 이제 막 (부모로서) 삶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찍은 오래된 사진 한 장을 찾았고, 그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그들도 사실은 지금의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외부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곡은 ‘외부화’되는 것에 대한 찬사이며 독립적인 개체가 되면서, 세상과 단절됐다는 느낌이 가져다 주는 공포와 기쁨을 동시에 만끽하는 것인 셈이다.

-Suede는 한번의 해체를 겪었다. 해체라는 이슈가 밴드의 음악에 영향을 주었는가? 만약 영향이 있었다면 해체 전과 이후의 음악을 비교해 어떤 부분이 달라졌나?

맷: 지난 번보다 이번 활동이 더욱 기쁘다. 첫 재결합 때에는 딱히 적절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냈다기 보다는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것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서 그쳤었기 때문이다. 그럼 곧 투어를 돌고, 당신이 사랑하는 일들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들에 금방 다시 익숙해지게 되고, 어느새 평범한 것으로 느껴지게 버린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특권인지를, 이렇게 좋다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지키기 힘든 것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내 생각에 지금 우리는 여태까지 해왔던 것보다 더 나은 라이브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우리는 무대에서의 시간에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016년은 록 음악 역사에 있어 위대한 업적을 남긴 아티스트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다. 특히 Suede의 데뷔 시절 많이 비교가 되었던 데이빗 보위도 세상을 떠났다. Suede는 어떤 밴드로 대중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하나?

맷: 데이빗 보위(David Bowie)는 특히 우리가 자랄 때 전 방위적인 영향을 끼친 존재였다. 한 사람을 통해 음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운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위가 있었기에 루 리드(Lou Reed), 이기 팝(Iggy Pop),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 패티 스미스(Pattie Smith)와 브라이언 이노(Brian Eno)까지 정말 무수히 많은 뮤지션이 존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요즘의 소위 ‘팝스타’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복잡한 뮤지션이었다. 심지어 레이블에서조차 그의 비범한 재능을 두려워할 정도였다.

밴드를 하면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 중 하나는, 사람들이 와서 ‘결혼할 때 스웨이드 노래를 틀었었어요’라고 하거나 ‘제 첫 키스를 할 때 당신의 노래를 틀어놨었죠’ 같은 이야기를 해줄 때다. 우리의 음악이 이렇게 사람들의 인생에 얽혀 있다는 것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싶은 방식이다.

-이번 공연에서 어떤 무대를 보여주고 싶나. 소감과 각오에 대해 말해달라.

맷: 정교하게 꾸며진 무대 같은 건 없다. 단지 지난 25년 동안 우리가 만들었던 가장 멋진 노래들을 크게 연주할 뿐이다. 이번 한국 공연이 우리의 또 다른 최고의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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