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부진 대신 통증, 예견된 수순일까

입력 2016-07-20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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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9·LA 다저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류현진(29·LA 다저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류현진(29·LA 다저스)이 우려했던 부진이 아닌 부상으로 이탈했다. 어깨 부상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다른 부위’의 통증이 문제가 됐다.

LA 다저스는 20일(한국시간) 류현진을 15일짜리 부상자 명단(DL)에 올렸다. 640일만의 복귀전이었던 8일 샌디에이고전 4.2이닝 6실점 부진 이후 21일 워싱턴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준비하던 중에 예기치 못한 소식이 들렸다.

류현진의 DL 등재는 복귀전 직후인 9일자로 소급 적용됐다. 워싱턴전을 앞두고 18일 불펜피칭을 하다가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구단은 왼쪽 팔꿈치 건염으로 공식 발표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이 돌아오기 전까지 힘쓴 시간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에게 아쉬운 일이다. 팔꿈치 문제는 새로운 게 아니라 전부터 있던 문제다. 일단 상태를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언제까지 DL에 머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손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재기가 힘든 어깨 수술이었지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을 보내고 빅리그 마운드에 다시 섰다. 통증이 온 부위가 어깨가 아닌 건 천만다행이지만, 류현진의 재기 속도를 늦출 만한 좋지 않은 징후인 건 분명하다.

어깨 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투수들은 투구를 재개한 뒤, 다른 부위에 통증이 온다. 갑자기 팔꿈치가 아픈 류현진도 같은 케이스다. KBO리그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한화 신경현 배터리코치나 선배이자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송진우 KBS N 해설위원 모두 류현진의 복귀전을 본 뒤 “팔스윙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야구인들은 류현진 복귀전 이후 ‘구속이 문제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투구 메커니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어깨에 손을 댈 경우, 팔 스윙 자체가 위축된다는 게 정설이다. 예전처럼 공을 앞으로 끌고 나오지 못하고 밀어 던지는 등 ‘이상 현상’이 반복되고, 이로 인해 투구 밸런스가 깨져 다른 부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이다.

류현진도 어깨 수술 이후 위축된 스윙이 팔꿈치에 무리를 줬다. 팔꿈치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에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앞으로다. 서두르지 않고, 과거의 투구 밸런스를 찾는데 온힘을 다해야 한다. 한 베테랑 감독은 “올해는 크게 재활의 한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본다. 팔스윙 등에서 ‘빠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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