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9∼31일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LA 케이콘에는 총 7만6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다. 케이콘은 드라마, 영화, 음악은 물론 패션, 뷰티, IT 등 다양한 국내 기업의 제품을 직접 체험하는 컨벤션 형태를 통해 새로운 한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제공|CJ
문화사업 해외비중 50% 이상으로
마니아만이 아닌 주류문화로 확산
케이콘 통해 중기 해외진출 지원도
1990년대 드라마의 인기로 시작된 한류는 K팝으로 2.0 시대를 열었고, K무비와 K뷰티를 통해 확산되며 3.0시대를 맞이했다. 여기까지가 소수의 마니아들을 위한 한국문화였다면 이제 한류는 단순한 팬덤 현상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전 세계인의 일상을 파고드는 한류 4.0 단계로 진화해야 하는 시점이 됐다.
지난달 30일 CJ그룹은 미국 LA에서 열린 2016 케이콘(KCON) 현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류 4.0 시대를 완성할 문화사업 비전과 글로벌 전략을 발표했다.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사업 매출의 해외 비중을 50% 이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CJ 주식회사 김현준 부사장.
● 중소기업과의 상생 통해 한류 4.0 시대 열 것
CJ그룹은 1995년 드림웍스 투자로 문화사업을 시작했고, 지난 20년간 약 7조5000억원을 문화사업에 투자했다. 문화를 바탕으로 한 한류가 곧 미래의 성장 동력이라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CJ는 2020년까지 CJ E&M과 CJ CGV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글로벌 매출 비중을 54%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15년 16%에 비해 글로벌 매출 비중이 3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이는 한류가 글로벌 시장에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본격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 글로벌 산업화 단계로 진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현준 CJ주식회사 부사장(사진)은 “문화콘텐츠를 포함한 K-라이프스타일이 전 세계 일상에 파고들어 마니아들이 아닌 일반인들의 주류 문화로 확산되는 한류 4.0 시대를 열기 위해 CJ가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히며 “국제화와 현지화를 동시 추진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bal+Localization) 전략과 문화 및 산업의 융합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연관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강조했다. 현재 중소기업청과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은 CJ와 함께 케이콘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케이콘은 한류의 모든 것을 테마로 한국에 대한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세계 최대 한류 페스티벌이다. 집객 효과가 큰 콘서트를 주요 매개로 하고 있지만 드라마, 영화, IT, 패션, 뷰티, 식음료 등 다양한 국내 기업 제품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 형태로 선보인다.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호감과 관심이 K푸드, K패션, K-ICT 등 K컬처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콘이 새로운 한류 비즈니스 모델이자 한류 확산 및 코리아 브랜드 가치를 견인하는 종합 한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는 원동력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에서도 찾을 수 있다. CJ는 ICT, 플랫폼, 헬스케어, 패션, 공연, 음식, 뷰티, 콘텐츠, VR 등 다양한 분야의 90여개 중소기업들이 케이콘에 함께 참여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취약한 브랜드 경쟁력 때문에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려웠던 중소기업들로서는 한류 문화 행사인 케이콘을 활용해 비즈니스 활동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 삶속에 파고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2016 케이콘에 참가한 중소 뷰티 업체 오앤영코스매틱 오세준 대표는 “케이콘에 참여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CJ올리브영의 멘토링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는 점이 긍정적이었고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애니작이라는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 업체는 일본과 프랑스에서 열린 케이콘에 참가해 약 1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케이콘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확산의 첨병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콘텐츠를 나열하는 1회성 행사가 아니라 현지인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는 종합적인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2012년 처음 시작된 케이콘은 3년만인 2015년에는 일본과 미국 LA에 이어 뉴욕까지 확대해 9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5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6년에는 3월 UAE 아부다비, 4월 일본, 6월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 이어 7월 미국 LA와 10월 중국 광저우까지 총 7회의 행사를 개최한다. 관람객은 지난해의 2배 이상인 20만명이 예상되며 경제적 파급 효과도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케이콘을 연 10회 이상으로 확대해 본격적인 한류 4.0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LA(미 캘리포니아 주)|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