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빅뱅, 겸손하게 더 높은 곳으로 [종합]

입력 2016-08-04 17: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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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YG엔터테인먼트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남자들끼리 '너를 만나 건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다'라고 말하면 '오글거리게 왜 그러냐'라고 핀잔을 듣기 쉽상이다.

하지만 빅뱅의 다섯 멤버는 스스럼없이 "빅뱅의 친구들을 만난 것이 내 인생 가장 큰 행운"이라고 이야기했고, 그저 빈말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빅뱅은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S팩토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10주년 기념 전시회 관람 및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빅뱅의 멤버들이 지난 10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할 때였다.

먼저 지드래곤은 "데뷔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고, 좋은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다. 사실 힘들 때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장 내일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버텼던 때가 기억에 남는다. 멤버들끼리 큰 공연마다 떠올리는게 그때의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성은 "요즘 멤버들끼리 시간을 자주 갖는데,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한다. 특히 태양이 그렇다"라고 말했고, 태양은 "요즘 행복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여러가지 일이 많았고, 정말 많은 팬들을 만났다. 가수가 되면 이런 걸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걸 지금도 이뤄나가고 있어 행복하다. 또 음악적인 부분을 넘어 친구가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거같다. 공연을 마치고 멤버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정말 행복하더라. 빅뱅을 하지않았으면 이런 좋은 만남이 있었을까 생각이 들더라"라고 멤버들과의 만남 그 자체에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승리는 "이 다섯명이 만난게 정말 좋은 거 같다. 어떻게 이 다섯 명이 만나서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고, 가장 좋은 점은 '이 다섯명이 함께 했다'이다"라고 지난 10년간 가장 좋은 점은 빅뱅의 멤버 다섯이라고 못박았다.

다만 승리는 "슬픈 점은 '이 다섯명이 언제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부담과 걱정이 있다. 그런게 좀 슬프다"라고 말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는 미래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중 하나일 뿐, 내려오는 일만 걱정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빅뱅은 다음 10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지드래곤은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멤버들과 자주 얘기하는데, 다음 스텝은 뭘까가 요즘 굉장히 고민하는 부분이기도하다. 사람 일은 항상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점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고 사랑해주는게 감사하지만 부담도 된다. 좋은 음악을 넘어 한 발 더 앞서 가고 싶다. 꼭 가수로서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자라날 세대에게 문화적으로 어떤 걸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방식인지는 몰라도 그런 식의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10주년 전시회도 그런 시도중의 하나이다.

지드래곤은 "전시회도 그렇고 이런 다채로운 방법으로 도전을 하고 싶다. 가수가 꼭 노래와 공연과 음반뿐만이 아니라 다채로운 시도를 통해서 여러가지 선물을 제공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고, 탑도 문화에 기여를 하고 어린 분들에게 어떤 영감을 심어주는 그룹이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음악을 넘어 사회, 문화적으로까지 영향력을 발휘할 만큼의 빅뱅이지만, 당분간 완전체 활동을 보기 힘들 수도 있다. 병역의 의무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드래곤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드래곤은 "나라의 부름을 받으면 가야겠죠"라며 "그게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그전까진 다섯 명이 열심히 하려 한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갔다 오면 나이도 달라지고 생각도 바뀌어있을 거다. 빅뱅을 한다, 안한다가 아니라 물론 우린 계속 빅뱅일 거다. 다만 갔다와서 다섯 명이 다시 뭉쳤다고 해도, '빨리 앨범을 내자'라고 하기보다 스스로 자신감을 찾고 확신이 들때 다시 앞에 나타나려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러가지를 생각해야하지만, 마음만은 항상 오래오래 멤버들과 함께 하고 싶다"라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밝혔다.

또 탑은 "우리가 하는 음악이 특정 연령대만 듣는 음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른들도 많이 좋아해준다. 군대를 갔다와도 (이렇게)사랑을 받으면 하겠지만, 사랑을 못받으면 하고 싶어도 못한다. 사람들이 좋아할 떄까지 계속하고 싶다. 우리가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는 없을 거 같다. 아직도 열정이 넘친다"라고 군대로인한 공백기가 있더라도 먼저 음악을 그만두는 상황은 없을 거라고 약속했다.

빅뱅 멤버들의 군 문제가 해결되는 건 몇년의 시간이 필요한 미래의 일이고, 지금 당장 팬들이 기다리는 건 10주년 기념 콘서트와 'MADE' 앨범의 완성판일 것이다.

태양은 "콘서트는 처음으로 스타디움에서 하는데, 축제분위기로 신나고 즐길 수 있는 곡들로 리스트를 구성했다. 콘서트라기보다, 우리와 같이 10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자리이기때문에 신나는 무대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드래곤은 "해외활동을 많이 하다보니 한국에서 앨범 활동을 끝내고 많이 나오지 못했다. 콘서트 장소도 커서 부담은 됐다. 잘 치를 수 있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매진이 됐더라.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약속을 못지킨 점은 죄송하다. 'MADE' 앨범을 완성시켰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미뤄지고 있는 것에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양은 "앨범이 늦어지는 이유는 앞선 싱글이 너무 잘 돼서, 더 좋은 곡을 만들고자 하다보니까 조금씩 미뤄지는 거 같다. 우리도 얼른 'MADE' 앨범을 정리하고 새로운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빠른 시일내에 'MADE' 앨범을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앞서 말했듯이 단순히 가요계를 넘어 사회, 문화적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빅뱅이지만 그 영향력이 커질수록 겸손함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드래곤은 "행복하고 감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대를 보면 갈수록 감사한 마음만 커지는 거 같다. 그분(팬들)들의 시간과 기억, 추억 속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영광이고, 이왕 함께 할거면 좋은 모습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게 우리 욕심이고 바람이다. 그렇기때문에 계속해서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위치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태양은 "우리가 5가지의 10주년 이벤트를 준비했다. 전시회 이후 4, 5번째 이벤트가 있다. 힌트를 주자면 네 번째는 인간적이고 무대 위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준비했고, 다섯 번째는 2016년 10주년을 맞이한 빅뱅의 지금을 팬들이 정확하게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팬들이 기뻐할만한 이벤트를 준비했다"라고 팬들의 사랑에 다양한 형태로 보답할 것을 예고했다.

끝으로 대성은 "우리가 데뷔했을 때 신화 형님들을 보고 10주년이 되면 우리도 여유를 갖고 무대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아직도 무대앞에선 긴장되고 더 흥분된다. 그런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도록 사랑해주고 응원해줘서 감사하다. 요즘 시대가 빨리 돌아가는데 10년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게 큰 복인 거 같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라고 인사를 덧붙였다.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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