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전성기’ 롯데 문규현의 가치

입력 2016-08-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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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문규현. 스포츠동아DB

롯데 유격수 문규현(33)은 지금 전성기다. 본인은 “서른셋에야 전성기가 왔다”라고 쑥스럽게 웃지만 기록이 가리키는 사실이다.

문규현은 5일까지 8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5(249타수 76안타)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다 돋보이는 삼진(31개):볼넷(24개) 비율이다. 공격 본능이 강한 롯데 타자들 중에서 이례적으로 공을 많이 보고, 삼진이 적다.

후반기 들어서도 타격 페이스가 꺾이지 않고 있다. 2002년 1군 데뷔 이래 최초로 타율 3할 시즌이 가능한 상황이다. 문규현의 종전 최고 시즌은 125경기에 출장한 2011년인데 79안타 39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이미 76안타 37타점을 올리고 있다. 커리어 하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4홈런도 개인 시즌 최다이고, 출루율과 장타율도 최고다.

문규현의 잘 드러나지 않는 가치는 득점권에서의 영양가 있는 타격이다. 4일까지 주자 있을 때 타율이 0.346에 달했다. 특히 득점권 상황에서의 타율은 0.302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문규현을 9번타자로 많이 기용하고 있다. 9번타자일 때 문규현의 타율이 3할을 웃돈다. 9번에 문규현이 포진하며 은근히 해결사 기능을 해주고 있고, 1번타자 손아섭과의 연결 고리도 되어주고 있다.

서른 중반에 전성기를 맞은 문규현도 어느덧 2017시즌까지 부상 없이 끝내면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올해 첫 아들(문성)을 본 뒤 야구가 더 잘되고 있다. 5일 사직 두산전 도중에 파울 타구에 맞아 교체됐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다. 올 시즌 개막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오승택과의 주전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듯했지만 어느덧 부동의 주전 유격수다. 점점 문규현 없는 롯데의 내야는 상상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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