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넥센은 6일까지 후반기 성적 6승8패를 기록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강’이었던 두산과 NC가 주춤한 사이 경기차를 좁히나 싶었지만, 3위에서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부족한 불펜이 불안함을 드러내는 게 가장 뼈아프다. 후반기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4승4패,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4승2패로 두 부문 모두 승률 꼴찌에 머물렀다. 여기에 선발진에 복귀한 양훈도 6일 고척 SK전에서 2.2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여전히 ‘가을야구 안정권’으로 꼽히지만, 포스트시즌에 가서도 마운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필승조로 뛰고 있는 김상수, 이보근, 김세현에 대해 “지금까지 충분히 잘 해줬기에 뭐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전반기 선전하던 이들의 부진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팀과 개인을 위해선 이 마지막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염 감독은 “그동안 왜 좋았었는지를 떠올려야 한다.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좋은 카운트에서 승부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시켰던 것이다. 지금은 다들 머리에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팀과 개인에게 중요한 타이밍에 와있다”고 밝혔다.
그는 마무리 김세현의 경우, 이 단계를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고 봤다. 염 감독은 “(김)세현이는 좋은 과정으로 가고 있다. 맞아도 다음날 압도하는 모습이 나온다. 결국 그 마음을 가져야 한 단계 레벨이 올라가는 것이다. 자기 공을 믿고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의 얘길 들어서일까. 7일 고척 SK전에선 선발 최원태(5.2이닝 1실점)에 이어 불펜진이 3.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마정길(0.1이닝 무실점)~이보근(1이닝 무실점)~오재영(0.2이닝 무실점)~김세현(1.1이닝 무실점)이 승리를 지켰다. 특히 이보근은 7회 무사 2·3루서 실점을 하지 않는 저력을 보였다.
마운드에서의 당당한 모습. 염 감독은 새롭게 필승조로 떠오른 이들에게 여전히 기대감을 걸고 있다. 그는 “내 자신부터 이겨야 남을 이길 수 있다”고 마지막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고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